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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은 성욕을 자극한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북핵실험 이후 콘돔판매가 급증하고 있다고 조선일보가 26일 보도했다. 신문은 안보 불감증을 개탄하고 있지만, 말 없는 공포가 그림자처럼 우리사회 전체로 퍼지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9일부터 15일까지 편의점 훼미리마트 전 지점의 하루 평균 콘돔판매량은 1930개로 2006년 9월 하루 평균 판매량인 1610개보다 19.9 % 늘어났다. 올해 9월까지의 일 평균 판매량 1508개에 비하면 무려 28%나 늘어난 수치다.

월드컵 때보다 콘돔이 더 많이 팔리고 있었다. 월드컵이 한창이던 지난 6월 하루 평균 콘돔판매량은 1751개에 불과했다. 계절적 요인이라고 판단하기도 어렵다. 작년 10월에는 하루 평균 1462개가 팔려 2005년 하루 평균 판매량(1357개)보다 7.7% 늘어나는 데 그쳤었기 때문이다.

또 다른 편의점 브랜드인 GS25에서도 같은 현상이 나타났다. GS25의 지난 9일부터 15일까지 일 평균 콘돔 판매액은 354만원으로 지난 9월보다 14.8%가 늘어났고, 올해 1월부터 9월 말까지 평균에 비해서도 12% 증가했다.

한국성교육연구소 성경원 대표는 “9ㆍ11테러 이후에도 미국인들의 성관계가 늘었다는 연구가 있었다”며 “워싱턴대 사회학자인 페퍼 슈워츠 교수는 사회불안이 고조될수록 사람들은 더 열렬한 사랑에 빠진다고 주장했다”고 말했다.

황상민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는 “콘돔 판매량이 늘었다는 것만으로 북핵사태로 인한 사회현상이라고까지 말할 수는 없지만 상당히 재미있는 일인 것은 사실”이라며 “우리 사회 전체를 좌우하는,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분위기에 의해 이런 현상이 일어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 [digit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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