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지의 세계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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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 2006 메종&오브제가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됐다. 인테리어 분야의 파리컬렉션이라 불릴 만큼 영향력 있는 국제적 홈스타일 박람회다. 이번 2006 메종&오브제에서는 '엑조틱(Exotic)'이 화두로 등장했다.

엑조틱은 사전을 찾아 보면 '이국적인, 색다른, 낭만적인'이라고 나와 있다. 2006 메종&오브제에서는 '미지의 세계에 대한 호기심을 실험하는 트렌드의 여정'이라 정의했다.

해외여행의 대중화, 인터넷의 발달로 지구촌 문화의 이질감이 사라진 시대. 엑조틱이란 단어가 오히려 낯설고 색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미지의 세계가 존재할 여지도 좁아보인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이국적인 것은 이미 일상 곳곳에 깊이 파고 들어 우리 삶을 색다르게 연출하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미지의 세계가 없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미지의 세계에 동화돼버린 것이다. 패션과 뷰티를 예로 들어보자. 어느 디자이너에 의해 창조된 옷을 입고 향수를 뿌리면서 우리는 자연스레 그곳 문화를 익히게 된다. 한때 터키·중국·이집트 스타일이 유행을 했고, 지금은 에스닉 스타일이 붐이다.

식생활도 마찬가지다. 누군가는 오목한 밥그릇과 젓가락을 사용하지만, 또 다른 누군가는 접시에 포크와 나이프가 자연스럽다. 라이프스타일도 다를 바 없다. 발리 사람들처럼 향초 피우는 것을 생활화하는가 하면, 터키식 욕실로 개조하는 사람도 늘고 있다. 동양의 풍수사상이 세계 곳곳에서 인정받을 정도다.

2006 메종&오브제가 제시한 화두의 해답은 여기에 있다. 늘 새로운 곳으로의 탐구여행. 엑조틱은 결론적으로 다양성에 대한 호기심이자 전 세계가 수용하는 룰이 되고 만다. 더 나아가 스타일에 대한 새로운 정의를 내려 상상 속에 존재하는 나라를 만드는 일종의 방향전환을 의미한다. 02-522-6447

프리미엄 김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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