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조총련 따른 것이 후회스러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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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재일동포실업인 김봉각씨(69·세카이전선주식회사사장)에게 현해탄은 멀고도 험난한 바다였다.
나카소네 전일본수상의 주선과 박태준 포철회장의 초청으로 지난 11일 서울에온 김씨는 이번 자신의 모국방문이 『60년만에 처음으로 이뤄진 꿈』이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자민당 유력인사들과의 친밀한 유대관계, 일본전선협회 회장직 3회연임등 화려한 경력의소유자인 김씨는 41년 「계림동지회」사건으로 오사카 형무소에서 2년6개월간 옥고를 치르기도한 청년독립운동가다.
계림동지회는 김씨가 40년2월 당시 일본대학 유학생 5명을 규합해 만든 비밀 독립운동단체.
김씨등의 체포로 비록 1년만에 해체되긴 했지만 보훈처가 발행한 『독립유공자공훈록』 제6권(학생운동편)에는 당시 이 단체의 활약상이 높게 평가돼있다.
김씨를 비롯한 6명의 결성멤버 가운데 강금종(74)·한만숙(72)씨등은 82년이후 독립유공자로 선정, 각각 대통령표창을 받기도 했다.
그런 김씨가 60년동안이나 고국땅을 밟지 못했던 것은 그가 한때 조총련에 적을 두고 있었기 때문.
김일성의 끈질긴 초청제의를 계속 거절해온 김씨는 마침내 86년 조총련에서 민단으로 적을 옮겼다. 88년에는 또 자신의 사상편력과 조총련의 실상을 기록한 『현해탄을 건너서』라는 자전적 에세이를 출판하기도 했다.
50년전의 동지인 김사장과 극적인 상봉을 하게되는 강씨는『김동지도 당연히 독립유공자로 보훈처에 등록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이를 위해 백방으로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번 방문기간중 김씨는자신의 생가인 제주도북제주군조천읍신흥리도 찾아볼 예정이다. <김준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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