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몸병 채소·감귤등 자주먹으면 안생겨|부정교합 6세∼14세때 교정해야 가장효과|식사후 양치질 구강암 막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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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한사람이 평생동안 치아로 부숴 삼키는 음식물의 양은 줄잡아 중형트럭 2백대분에 달한다.
치아는 이처럼 부수고 씹는 소화 기능을 통해 「건강의 파수꾼」역할을 함은 물론 가지런한 치열로 얼굴의 미를 형성해준다.
대한치과의사협회(회장 윤흥렬)는 9일 구강보건의날을 맞아 이날 이후1주일동안 「깨끗한 치아, 밝은 웃음, 행복한 가정」이라는 표어를 내걸고 구강보건계몽활동을 벌인다.
충치병·턱관절장애와 더불어 4대 구강질환으로 일컫는 잇몸병과 부정교합(이가 고르지 못함)의 예방및 치료법을 알아본다.
◇잇몸병(치주질환)=잇몸에 염증을 일으키는 요인을 없애주는 것이 예방의 지름길이다.
직접적인 유발 요인으로는 음식물의 찌꺼기와 치석이 대표적으로 꼽힌다.
원자력병원 김용규박사(치과과장)는 『구강암을 비롯, 잇몸병등 각종 구강질환의 기본적인 예방법은 식사후 양치질과 6개월∼1년에 한번씩의 치석제거(스케일링)』라고 말했다.
잇몸병은 비타민C의 결핍, 약물의 오·남용, 백혈구의 기능부전, 호르몬의 변화등에 의해 촉발되므로 신선한 녹색채소·과일 특히 감귤류등의 적절한 섭취로 비타민C의 부족이 일어나지 않게 하는 것도 잇몸병 예방에 도움이 된다.
서울대치대 정종평교수(치주과)는 『당뇨병도 잇몸병을 일으키는 요인으로 작용하므로 당뇨병 환자들은 이 점에도 신경써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소아당뇨병중 인슐린의 존성인 경우 성인이 되면서 약40%가 잇몸병을 나타낸다.
잇몸병중 성인형치주염은 35세이상에서 가장 자주 발생하며 만성으로 오랜 기간의 휴지기를 거쳐 어느 시기에 갑자기 활동성으로 나타나 조직을 파괴한다.
이에비해 사춘기 이후 35세까지 주로 나타나는 급속진행성 치주염은 비장상적으로 이뼈를 통해 음식물이 흡수되는 골흡수가 나타나고 잇몸의 염증이 급성으로 번지면서 잇몸에 출혈을 일으킨다. 20세이전에 발생하나 염증성이 없어 겉으로 보기엔 멀쩡한 국소유년형 치주염은 국내인구증 약0.9%에서 나타나므로 주의해야 한다. 예방적차원의 치과진료가 청소년층에 필요한 이유중 하나가 여기에 있다.
이같은 잇몸병의 치료에는 철저한 치석의 제거, 치아뿌리를 윤기있고 반들거리게 해주는 시술(치근면 골택술)과 수술·항생제 투여가 효과적이다.
◇부정교합=치아의 배열이 고르지 못하고 비뚤비뚤한 부정교합은 주걱턱이거나 위턱이 새부리처럼 뾰쪽하게 튀어나오는등 뼈에 이상이 있을때 생긴다. 이와함께 덧니·뻐드렁니·촘촘이 난치아(총생)등 치아에 이상이 있을때도 생긴다.
이같은 부정교합은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우리나라 사람들의 80%에 있을만큼 흔한 것으로 지나치게 예민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이같은 부정교합으로 외모가 보기에 흉하다는데 부모와 어린이가 의견일치를 본다면 교정치료를 하는것이 합리적』이라고 서울대치대 장영일교수(교정학)는 권했다.
부정교합의 교정치료는 보통 2년6개월∼3년6개월간의 긴 세월이 필요하고 어른이 이 치료를 받으면 뼈가 굳어있어 효과도 상대적으로 낮고 잇몸병 발생등 부작용도 우려되므로 6∼14세때 하는 것이 가강 적합하다.
또 사랑니를 뺀 28개의 치아(어린이20개)중 어느 하나의 치아도 심한 잇몸병이나 충치때문에 뺀뒤 6주이상 그대로 방치하면 치열을 뒤흔드는등 다른 치아에 여러가지 나쁜 영향을 주는 이른바 「도미노현상」이 나타나는데 유의하는게 좋다.
장교수는 엄지손가락을 빠는 버릇, 침이나 음식을 삼킬때 혀를 내미는 버릇이 영구치가 생기는 6세전후까지 계속될 경우에도 부정교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밖에 고무젖꼭지를 빠는 버릇도 부정교합의 간접적 원인이 되므로 젊은 엄마들의 관심이 중요하다.
부정교합의 교정치료는 위턱이 튀어나온 어린이에게 「헤드기어」(Head Gear), 아래턱이 튀어나온 어린이에게「친컵」(Chin Cup)이라는 정형교정장치를 하루 최소한 14시간이상 착용토록 해야 한다. 이처럼 치료가 번거롭지만 심한 부정교합 때문에 사춘기이후 외모에 대한 자신감 결여로 심리적 장애를 일으키는것, 발음장애, 충치·잇몸병의 잦은 발병등 각종 증세를 막을수 있어 권장된다.

<김영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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