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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 주변' 전셋값 벌써 들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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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서울과 수도권 신도시 유명 학원.학교 주변 아파트 전셋값이 벌써부터 들썩이고 있다. 겨울방학 성수기가 오기 전에 미리 전세를 구하려는 학부모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 강남구 대치.도곡동, 노원구 중계동과 분당 서현동 일대 전셋값은 지난 8월 말에 비해 최고 5천만원 올랐다. 서울과 수도권 대부분 지역에선 약보합세 속에 매물이 넘치고 있지만 이들 지역은 매물이 귀해 중개업소에는 물건을 구해 달라는 대기자들도 적지 않다.

중앙일보조인스랜드와 텐커뮤니티 조사에 따르면 지난 17일 현재 서울 대치동과 도곡동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달 말에 비해 1.21%,1.68% 올라 강남구 평균(0.68%)보다 배 이상 됐다. 중계동(0.25%)도 노원구 평균(0.01%)을 크게 웃돌았다.

대치동 개포우성 31평형 전셋값은 3억3천만~3억5천만원, 45평형은 5억원선으로 지난 8월 말에 비해 1천만~3천만원 올랐다. 미도 2차 35평형도 1천만원 이상 오른 2억5천만~2억7천만원을 호가하지만 매물이 많지 않다. 대치동 석사부동산 관계자는 "자녀들을 유명 학원에 보내기 위해 이사하려는 학부모들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도곡동 타워팰리스 1차 50평형은 6억~6억3천만원, 2차 66평형은 7억5천만~8억원으로 지난달 말에 비해 3천만~5천만원 뛰었다. 도곡동 S부동산 金모사장은 "지난해 이맘때만 해도 타워팰리스 입주로 전세 품귀가 이처럼 심하진 않았다"며 "올해는 매물이 나오면 이르면 2~3일, 늦어도 일주일 이내에 계약되고 있다"고 전했다.

사설학원과 초.중.고교가 밀집해 있는 노원구 중계동 은행사거리 인근 전셋값 역시 강세다. 청구 3차.건영 3차 32평형은 1억8천만~1억9천만, 청구.신동아.라이프 42평형은 2억5천만원으로 지난 8월 말에 비해 5백만~1천만원 올랐다. 0003번부동산랜드 유종영 사장은 "32평형 전셋값이 상계동 같은 평형 매매값에 육박할 정도로 비싼데도 전세를 구해 달라는 대기자들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분당신도시 서현고 주변의 서현동 시범단지, 일산 신도시 백석고 인근의 마두동 강촌마을 전세시장도 활기를 띠고 있다. 분당 금탑부동산 유영금 사장은 "이매동 등 다른 지역에선 전세물건이 2~3개월이 지나도 나가지 않을 정도로 쌓여 있으나 서현동 일대는 대기 수요자들이 많아 쉽게 소화되는 편"이라고 말했다.

일산 마두동 한신 49평형의 경우 물건이 거의 없어 전세물건이 나오는 대로 구해달라는 수요자들이 서너명에 이른다. 인근 중개업소 사장은 "내년 초 학교 배정에 앞서 미리 옮기려는 수요자들도 많다"며 "일부 수요자는 겨울방학 동안 이사를 하기 위해 계약기간을 2개월 정도 늦춰 잡는다"고 전했다.

텐커뮤니티 정요한 사장은 "유명 학원과 학교 인근 전세시장 불안이 다른 지역으로 확산되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부동산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선 교육개혁이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박원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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