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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가 아들 16개월 감금/자기 교리 안따른다고 교회 밀실에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9면

◎허군 “아버지 신앙 공부하러 칩거”/「밤빌리아」담임목사 구속
경기도 광명경찰서는 29일 자신의 교리를 따르지 않는다고 아들을 교회밀실에 1년4개월동안 감금해온 광명시 철산동 밤빌리아교회 담임목사 허영만씨(52ㆍ광명시 철산3동 375)를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혐의로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허씨는 평소 셋째아들 윤혁군(26ㆍ한양대물리1ㆍ휴학)이 자신의 교리를 따르지않고 다른 교회에 나가 비판하고 다니자 지난해 1월20일 오후10시쯤 장남 성욱씨(32ㆍ전도사)와 함께 아버지와의 교리를 둘러싼 의견대립으로 별거생활을 하고있던 윤혁군을 봉고차에 태우고 자신의 교회로 데려가 건물4층과 5층사이에 있는 2평크기의 밀실에 아버지의 교리를 연구해보라며 성경과 교회서적을 넣어주고 감금한 혐의를 받고있다.
허씨는 윤혁군이 밖으로 나오지 못하도록 문에 자물통을 채운뒤 자신이 식사와 세면도구ㆍ변기 등을 직접 넣어준 것으로 경찰조사결과 밝혀졌다.
허씨는 윤혁군을 밀실에 가둔뒤 지난해6월 관할 철산3동사무소에 아들이 행방불명됐다며 주민등록말소 신고를 냈다.
윤혁군이 밀실에 있는동안 막내여동생 연실양(19ㆍ서울 신학대1)은 1주일전 교회신도로부터 오빠가 교회밀실에 갇혀있다는 전화를 받고 26일 자신의 학교선배인 권오수군(21ㆍ서울신학대3)에게 오빠를 구출해줄 것을 부탁,권군이 동료학생 20여명과 함께 이날 오전3시30분쯤 각목 등을 들고 교회로 찾아가 저지하는 신도들과 격투를 벌인뒤 자물통을 쇠톱으로 끊고 윤혁군을 밖으로 나오도록 했다.
밤빌리아교회는 그동안 이단문제로 교계에서 파문을 일으켜 87년2월 허목사는 소속교단인 기독교 대한성결교회에서 파직ㆍ출교처분을 받았다.
한편 윤혁군은 학생들이 밀실 방문을 열고 나올것을 종용하자 『나는 감금된것이 아니고 아버지의 신앙을 종교적 차원에서 공부하기위해 칩거생활을 해온 것뿐』이라며 거부하다 20여분만에 밖으로 나왔다.
윤혁군은 경찰에서 『아버지가 주위 교인들로부터 이단이라는 비판을 받아와 아버지 교리를 심도있게 연구해본후에 교리추종여부를 결정하기위해 밀실생활을 자청,공부해왔으며 감금생활을 해온것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허씨는 84년12월 연광교회를 허물고 86년 현재의 밤빌리아교회를 세워 신도 50여명이 가산을 모두 정리해 들어오게해 교회안에서 집단생활을 해왔으며 같은해 12월 설교내용이 성결교단 교리에 어긋난다는 이유로 목사직을 박탈당했었다.
그러나 허씨는 87년초부터 교단을 대한기독교연합 교회총회로 옮겨 자신을 따르는 신도 50여명과 교회에서 생활해왔고 그동안 신도들을 감금하는 사례가 자주 있어 인근주민들이 경찰서에 진정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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