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축구 60년 이변의 드라마|8회 대회 종주국 영국 첫우승 영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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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13회 대회를 치르는 동안 수많은 명승부가 이뤄졌지만 최대의 명승부로 꼽히고있는 경기는 66년 영국에서 벌어진 8회 대회 결승.
북한이 이탈리아를 꺾어 월드컵대회 최대 파란을 일으켰던 이 대회 결승은 영국-서독의 대결.
웸블리구장에서 벌어진 결승에서 영국은 램지감독이 창안한 4-3-3으로, 서독은 전통의 4-2-4로 맞섰다.
서독은 전반 13분 선취골을 뽑았으나 2-1로 역전되어 패색이 짙다가 경기종료 15초전 극적인 동점골을 터뜨려 연장전에 들어갔다.
그러나 축구 종주국이면서도 월드컵에 뒤늦게 참여, 명예회복을 위해 총력을 기울였던 영국은 전통적인 힘의 축구로 몰아 붙인 끝에 전반전에 동점골을 뽑은 허스트가 2골을 추가해 1백20분간의 혈투를 4-2로 장식, 첫 우승의 영광을 안았다.
허스트는 월드컵 결승전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한 최초이자 유일한 선수가 됐다.
74년 10회대회(서독)의 서독-네덜란드의 결승전도 잊혀지지 않을 명승부. 2-1로 서독의 역전승으로 끝난 이 경기로 「축구제왕」 베켄바워와 「필드의 지휘자」(71, 73년 유럽최우수선수) 요한 크루이프가 불후의 명선수로 역사에 기록되었다.
브라질이 세 번째 우승을 차지, 줄리메컵을 영구히 보관하게된 70년 멕시코대회의 이탈리아-서독의 준결승도 극적이면서도 화려한 한판.
서독의 파상 공세로 시작된 이날 준결승전은 수세에 몰려있던 이탈리아가 전반8분 보닌세냐가 선제골을 터뜨림으로써 용광로처럼 달아올랐다.
이른바 카테나치오(빗자루) 수비로 유명 한 이탈리아는 철통같은 수비로 서독의 총공세를 필사적으로 저지, 90분을 거의 소모했으나 루스타임이 적용되는 순간 서독의 슈넬림어가 몸을 내던지며 동점골을 터뜨리는 기막힌 기적을 엮어냈다.
연장전에 들어간 서독은 전반 5분 뮐러가 역전골을 터뜨려 승운이 돌아오는 듯했으나 이탈리아는 10분과 13분에 부르그니키와 루이지리바가 각각 골을 터뜨려 전세는 3-2로 다시 한번 뒤집혔다.
연장후반 서독은 4분쯤 뮐러가 동점골을 터뜨림으로써 이 난전은 절정으로 치달았고 경기종료 6분을 남기고 이탈리아의 「달리는 전차」 리베라가 천금같은 결승골을 터뜨려 결국 4-3으로 승리는 이탈리아에 돌아갔다.
연장전에서 무려 5골을 주고 받는 대공방은 물론 월드컵축구사의 유별난 사건이다.
38년 프랑스대회 1회전에서는 브라질과 폴란드가 11골을 주고받는 난타전을 전개했다.
전·후반 4-4로 비긴 채 연장전에 들어가 전반에 해트트릭을 기록한 브라질의「검은 다이아몬드」 레오니다스가 한골을 추가하자 폴란드의 영웅 빌리모프스키(전반1, 후반2골 기록)가 약속이나 한 듯 또 동점골을 터뜨렸고 연장 후반7분 브라질의 로메오가 결승골을 터뜨림으로서 비로소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레오니다스와 빌리모프스키의 한 게임 4골이 월드컵축구의 진기록임은 두말할 나위 없다. 〈임병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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