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이공계 연구비 수도권 집중 개선해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6면

"지방 공과대학이 위기입니다. 지방 공과대학의 특성화를 위해 새로운 학부를 만드는 데도 정부에서 정한 교육방침의 한계 때문에 그 추진이 사실상 어려운 상태입니다."

강신영(사진) 바른 과학기술사회 실현을 위한 국민연합(과실연) 공동대표이자 전남대학교 공과대학 학장은 지방 공대 살리기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대학원생이 부족해 연구진 구성에 구멍이 뚫리고, 연구비의 중앙 집중 등으로 지방 공대를 힘들게 하는 요인들을 최대한 없애기 위해 다양한 채널을 통해 이런 문제점을 알리고 있는 것이다.

"지방 공대 문제는 한국의 과학기술이 직면한 문제의 한 단면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입니다. 지방 공대의 학부를 졸업한 우수학생은 수도권 대학으로, 수도권 대학 학부 졸업생은 외국으로 유학 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결국 지방 공대의 대학원생과 연구비 확보는 더욱 어려울 질 수밖에 없는 악순환의 구조가 이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이런 문제는 호남 지역뿐 아니라 전국 비수도권 지방 공대가 함께 겪고 있는 어려움이라는 게 그의 지적이다.

"현재 정부에서 시행하고 있는 연구비 지원제도도 연구 그룹 단위에서 연구자 개인으로 바꾸거나 적어도 두 제도 간의 균형을 맞춰야 한다"고 강 교수는 말했다. 연구 집단을 상대적으로 쉽게 구성할 수 있는 수도권 대학이 경쟁적 우위를 선점하게 되고 연구비가 이들 대학에 집중적으로 배정됨으로써 연구비 지원의 양극화라는 극단적 결과를 초래한다는 것이다. "대학 자체의 역량은 대학 스스로 높이는 방향으로 개선해야 한다"는 그는 "지방 공과대학에서 양성한 인력이 지역 산업에서 제대로 흡수되기 위해서는 지역산업의 활성화를 통한 고용 창출이 선행돼야 하고, 이 같은 조건이 충족되면 지방대학 공동화 현상은 어느 정도 완화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강 교수는 "앞으로 우수 과학기술인의 양성을 위한 교육정책 등은 '과실연 포럼'을 통해 그 문제점과 대안을 조명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방주 과학전문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