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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렴동 95번지 → 세종로 77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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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서울특별시 종로구 도렴동 95-1 정부중앙청사'→'서울특별시 종로구 도렴동 세종로 77 정부중앙청사'.

2007년 4월 5일부터 정부중앙청사의 주소가 이렇게 바뀐다. 지금은 지번(번지 수.95-1)으로 표시하던 주소가 도로명 중심(세종로 77)으로 바뀌기 때문이다.

정부는 27일 국무회의를 열어 그동안 시범적으로 운영하던 도로명 중심의 표기 방식을 내년 4월 5일부터 점진적으로 확대하는 내용의 '도로명 주소 등 표기에 관한 법률 공포안'을 의결했다. 이 법률이 시행되면 2011년에는 모든 건물이 새로운 주소를 갖게 된다. 현재 사용하는 지번 주소체계는 1910년대 일제가 토지 수탈을 위해 만든 것이다.

도로명 주소는 모든 도로마다 시작과 끝나는 지점을 정해 그 도로 주변에 있는 건물의 주소를 정한다. 도로 시작점을 기준으로 왼편의 건물은 홀수, 오른편의 건물은 짝수 번호가 주어진다. 한국을 제외한 모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이 도로명 중심의 주소를 사용한다. 지번 중심의 주소 체계는 불편한 점이 많았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행자부는 이미 97년부터 도로명 주소 개편사업을 시작했으나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예산 부족 등으로 사업이 표류했다. 1655억원을 투입했으나 서울 강남구 등 인구 기준 68% 지역(102개 시군구)만 도로명 주소로 바뀌었다. 행자부는 앞으로 1116억원을 투자해 2009년까지 나머지 132개 시.군.구도 새 주소체계로 개편할 계획이다.

그러나 이미 개편이 끝난 지역도 도로명이 너무 많아 주소만 보고 건물이나 집을 찾기가 쉽지 않다. 토지대장.등기부등본 등 300여 종에 이르는 공적장부를 새 주소로 바꾸는 작업에도 많은 비용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정철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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