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극장 운동 원조〃…「실험극장」30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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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극단 「실험극장」(대표김동훈)이 창단30주년을 맞는다.
실험극장은 30주년 기념으로 23일 전용소극장에서 막을 올리는 뮤지컬『사의 찬미』를 시작으로 연말까지 일련의 기념공연을 계속한다.
극장측은 특히 대표작인『에쿠우스』와『신의 아그네스』를 새롭게 각색해 선보일 예정이며, 10월에는 대형무대로『안토니와 클레오파트라』를 호암아트홀에서 공연한다.
실험극장은 연극공연이 대학극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던 60년 10월3일 당시 대학연극의 선두주자들이 「새로운 연극, 새로운 연기」의 지평을 열겠다며 힘을 모아 창단했다.
서울대·연대·고대등 대학연극반 출신의 창단멤버들은 현대극장 대표인 김의경씨와 현실험극장 대표인 김동훈씨 외에 허규, 이순재, 김정철, 오현경씨 등.
이들은 새로운 연극사조·이론의 과감한 표현을 의미하는 「실험정신」을 강조하며 60년대 연극계를 주도했다.
그러나 실험극장이 우리 연극계에서 더 큰 의미를 갖는 것은 75년 소극강 제1호로 전용극장「실험소극장」을 개관하며 소극장운동을 시작한 것. 소극장개관은 전용극장 없이 대관공연으로 전전하던 유랑시대를 마감하고 본격적인 기획과 공연활동을 시작한 실험극장 제2기의 출범을 의미한다.
2기의 대표주자는 중견연출가인 윤호진·정진수·김영렬씨 등과 연기자인 서인석·강태기·채희재 씨등.
실험극장은 지난해 6월 각계의 재정적 지원을 받아 소극장을 대폭개축, 벽돌과 원목으로 외양을 단장하고 무대도 넓혔다. 이제 60년대의 실험적 동인극단시대와 70년대의 소극장운동 주역시대를 넘어 90년대의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극단의 운영을 맡고 있는 윤호진씨는 『대학생관객에 의존하던 기존의 풍토를 지양하고 성인관객들을 공연장으로 이끌 수 있는 고급작품, 예술적 작품, 대형공연의 개척에 힘쓰겠다. 동시에 실험소극장은 초기의 실험정신을 되살릴 수 있는 실험적 작품공연을 통해 유능한 후진을 양성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오병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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