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산옥(충남논산군강경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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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뭐니뭐니해도 보약중의 보약은 식보라 하지 않았는가.
철들 무렵부터 시작해 지금까지 그래도 남들에게 『힘깨나 쓴다』는 말을 들어봤던 나는 직업상 안 먹어본게 없을 만큼 진기한 음식들을 다 먹어보았고 그런 탓인지 이젠 제법 음식 맛을 평가하는데도 일가견을 인정받고 있다.
황소를 따내던 선수시절은 물론이고 지금도 오다가다 기회만 있으면 선수들과 함께 일부러 찾아가는 집이 있다.
대전에서 승용차로 1시간 남짓, 논산역에서 10분 거리의 백마강변에 있는 「비산옥」(046(745)4836·충남논산군강창읍황산동81)의 자연산 장어구이와 황복만을 쓰는 복매운탕을 잊지 못하기 때문이다.
지금은 강장식품이니, 스태미나식이니 해서 흔해졌지만 이 집은 70여년에 걸쳐 4대째 대물림으로 장어·복요리만을 고집해올 만큼 역사가 있는 집이다.
발라낸 장어뼈를 달인 물과 전통의 조선간장으로 만든 양념간장을 세번 발라 구워내는 장어구이 맛이란 양조간장을 바른 양식장어를 일곱번이 아니라 열 번을 발라 구워내도 따라올 수가 없다(한 접시에 1만2천원).
젊은 주인 신창활씨(33) 부부와 혼기를 놓친 두 여동생, 그리고 신씨의 모친인 한상애씨(54)등 일가족이 모두 나서 손님을 받는데 말만 잘하면 장어뼈 국물이나 쓸개 술도 한잔씩 얻어 먹을 수 있다.
그러고나면 그야말로 칼칼하고 시원한 복매운탕(1인분 6천원)을 먹어야 성이 차는데 생복을 끓이는게 아니라 미리 삶아놓은 육수를 달인 국물을 넣고 다시 끓여 양념해 주는게 특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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