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2006전국대학평가] 총평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4면

2006년 중앙일보 대학 평가의 뚜렷한 특징은 상위권 대학들의 '순위 뒤바뀜'이 두드러졌다는 점이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이 5년 만에 포항공대(POSTECH)를 제치고 종합순위 1위를 탈환했다. 두 대학에 가려 줄곧 3위에 머물던 서울대도 POSTECH과 공동이긴 하지만, 2위로 올라섰다. 고려대 역시 대학 평가 사상 처음으로 연세대를 앞서면서 파란을 몰고 왔다.

상위권 대학들의 순위 변동은 대학 사회 전반을 강타하고 있는 '국제화'및 '대학 혁신'바람과 밀접한 연관을 갖고 있다. "대학사회가 변하라"는 시대적 요청 앞에서 대학들이 어떻게 효율적으로 대응하느냐에 따라 우열이 엇갈리고, 대학사회의 전체 판도가 달라지고 있는 것이다.

◆ 영원한 승자는 없다=지난 4년 동안 종합순위 2위에 머물렀던 KAIST. 교수연구 부문에서 POSTECH과 상당한 격차를 벌리면서 5년 만에 1위 자리를 되찾았다. 저명한 외국인 교수 영입에 공을 들이는 등 일찌감치 국제화 부문에서 노력한 것도 KAIST가 정상을 탈환한 배경이었다. POSTECH이 가만히 있었던 건 아니다. POSTECH은 지난해 평가에서 밀렸던 교육여건.재정 부문에서 KAIST를 제치는 등 나름대로 성과를 올렸다. 하지만 개선도에서 1위를 차지한 KAIST에 추월당했다.

상위권 대학간의 치열한 순위다툼은 대학 사회가 직면한 무한 경쟁의 실상을 보여준다. 끊임없이 혁신하지 않으면 한순간에 다른 대학에 추월당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서울대가 '종합평가 만년 3위'의 꼬리표를 떼낸 것도 주목할 만하다. 특히 KAIST와 POSTECH에 비해 큰 폭으로 뒤져 있던 교수연구 분야에서 두 대학을 따라잡는 이변을 엮어냈다. 서울대는 연구부문 총점에서 POSTECH을 앞지르고 KAIST에 성큼 다가섰다.

평판.사회 진출도 부문에선 중앙일보 평가 이래 이 부문 붙박이 1위였던 고려대를 따돌렸다. 이 두 개 부문의 선전이 교육여건.재정 부문과 국제화 부문의 열세를 메웠다.

양대 사학 고려대와 연세대의 순위 역전도 눈길을 끈다. 지난해 평가 때 고려대가 근소한 점수 차로 연세대를 바짝 따라붙으면서 역전 가능성은 어느 정도 예견됐었다. 고려대의 추월은 대학의 개혁 성과를 짚어보는'개선도'부문에서 확연히 드러났다. 지난해(고려대 5위, 연세대 10위)와 올해(고려대 10위, 연세대 98위) 평가 모두 고려대가 연세대를 적잖이 앞질렀다. 고려대가 맹렬하게 교육여건 개선 속도를 높이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는 '학생당 장학금'이다. 고려대는 전년 평가에서 56만9000원이던 학생당 장학금을 1년 새 73만1350원으로 끌어올렸다.

고려대는 평판.사회 진출도 부문, 국제화 부문, 개선도 부문 등 3개 부문에서 상당한 점수 차로 우세를 보였다. 반면 교육여건.재정 부문과 교수연구 부문 등 연세대가 우위였던 2개 부문에서는 상대적으로 두 대학 간 점수 차가 작았다. 교수연구 부문에선 연세대가 1년 만에 다시 고려대를 눌렀다. 연세대는 이 부문 12개 지표 중 9개 지표에서 우위를 차지했지만 다른 부문에서 고려대에 뒤진 점수 차를 따라잡긴 역부족이었다.

◆ 화두는'국제화'=올해 평가에선 대학들의 국제화 노력을 입체적으로 살펴보자는 취지에 따라 국제화 부문을 처음 도입했다. 평가 결과 한세대 등 12개 대학에선 외국인 교수 비율이 교수 10명 중 1명꼴을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려대.KAIST.한동대.부산외대.연세대 등 15개 대학에선 영어로만 강의하는 강좌가 전체 강좌의 5%를 넘었다. 서강대.고려대.광운대.경희대.연세대 등에선 국내 방문 외국인 교환학생 비율이 전체 학생의 3%를 넘었다. 대학들의 국제화 노력이 캠퍼스의 모습을 역동적으로 바꿔가고 있는 셈이다.

어떻게 평가했나

올 종합평가는 지난해 평가의 기본 골격을 유지하면서 변화하는 대학 사회의 현실을 반영하는 지표들을 추가했다. 국제화 부문 신설이 가장 큰 변화였다. 외국인 교수 비율 등 기존의 3개 지표에다 ▶국내 방문 외국인 교환학생 비율 ▶영어 강좌 비율 등 2개 지표를 보태 국제화 부문 점수를 냈다. 교수연구 부문에선 기술이전료 수입 지표를 도입했다. 대학의 산학협력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 평가 기준=총 5개 부문 52개 세부 지표에 가중치 500점을 부여했다. 교육여건.재정은 가중치가 120점으로 줄었다. 국제화 부문으로 3개 지표가 빠져 나갔고 학교수입 중 납입금 비율 등 중복 성격 지표의 가중치를 낮춘 데 따른 것이다. 국제화 부문 5개 지표의 가중치는 70점으로 매겼다. 외국인 교수 비율의 경우 지난해보다 가중치가 두 배(10→20점)로 올랐다. 평판.사회진출도 부문은 졸업생의 적극성과 창의성, 대학에 대한 추천 및 기부 선호도 지표를 추가해 다양한 측면에서의 평판도를 반영했다.

◆ 평가 방법=지표별로 구한 '표준화 점수(Z값)'에 각각 가중치를 곱해 종합.부문별 순위를 매겼다. 합산 점수의 차가 근소한 대학들에는 공동 순위를 부여했다. 국내 논문은 한국학술진흥재단의 국내 학술지 인용 색인(KCI) 시스템을 활용했고 해외 논문은 2005년 판 NCR-CD롬(국가학술논문 인용보고서)을 분석해 평가했다.

이 밖의 평가자료는 교육인적자원부.특허청.한국사학진흥재단. 한국도서관협의회 등으로부터 제공받거나 여론기관 설문조사 등을 통해 확보했다.

<2006년 대학평가팀>

▶종합평가:김남중(팀장).양영유 차장, 이상렬.강홍준.고정애.이원진.박수련 기자 ▶교육학과:남궁욱 기자 ▶자동차공학과:김승현 기자 ▶일어일문학과:민동기 기자▶설문조사:중앙일보 조사연구팀, 리서치 앤 리서치

◆ 52개 지표별 세부 순위표

대학평가 종합순위

교육 여건 및 재정표

국제화 부문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