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자리 못찾는 미 LP음반업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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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판매부진으로 허덕이는 미국 음반업계가 새로운 활로찾기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77년 연간 판매량 3억4천4백만장을 고비로 해마다 판매량이 줄어든 음반은 82년에는 카셋테이프, 87년에는 콤팩트디스크보다 적게 팔렸다.
이같은 추세는 날이 갈수록 심화돼 5∼10년후면 고물상에나 가야 레코드앨범을 구경할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90년초 현재 레코드앨범은 카셋테이프의 13분의 1, 콤팩트디스크의 6분의1 가량만 판매되고 있으나 콤팩트디스크의 기술집약에 따른 가격 인하로 판매량 격차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레코드 앨범은 지난해 판매량이 77년보다 90%나 줄어들었고 싱글레코드도 지난해에는 3천6백60만장만 팔려 88년보다 44%나 줄어드는등 날이 갈수록 판매량이 격감하고 있다.
『이제 레코드의 제작·판매업은 끝난 것같다. 새 활로를 모색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세계유수의 RCA레코드 보브 부지액회장은 레코드앨범업계의 전망에 대해 완전히 부정적인 의견을 보이고 있다.
이같은 레코드앨범의 판매부진에 대해 미국레코드산업협회(Recording Industry Association) 잭슨버먼회장은 큰 히트를 한 레코드부재를 첫번째 이유로 꼽는다.
여기에 음질이 레코드보다 월등한 CD가 출현하고 승용차용 CD플레이어까지 나타난 것도 이같은 추세를 유도했다는 분석이다.
더구나 신제품인 디지틀 오디오테이프까지 곧 시중에 선보일 것으로 보여 미국 레코드업계는 사면초가 신세인 것이다.
현재 미국내 CD소매가는 장당 16달러이고 레코드는 최고가격이 10달러, 카셋 테이프는 1.5∼3달러 수준.
그러나 CD와 관련한 과학기술이 나날이 발전해 CD가격은 매년 기하급수적으로 떨어져 이들 세가지 상품중 CD가격이 가장 낮아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CD및 CD플레이어 제작업자들도 레코드제작업자 이상으로 큰 고민에 빠져있다.
음질과 영구성·길이에 있어 CD보다 월등한 기능을 구비한 디지틀 오디오테이프가 곧 시판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 신개발품은 연주실황을 직접 녹음, 레코드나 카셋 테이프·CD제작에 쓰이는 마스터테이프와 음질이 가장 흡사하다.
형태는 카셋 테이프와 비슷하지만 음질면에서는 CD보다도 월등하고 녹음시간도 두시간이나 되는데다 4백회이상 재생해 들을수 있는등 수명도 거의 반영구적이다.
이 테이프의 개당 소매가는 25∼40달러이고 장비는 1천달러정도로 비싼 편이지만 CD개발기술의 추세등을 감안해볼때 곧 비약적 관계기술의 개발을 통한 가격인하가 예상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앞으로 2년정도만 지나면 경제적·기술적 문제점을 보완한 이 상품이 대중화되리라는 전망이고 음반업계에서는 CD조차 거의 사라질것이라는 우려조차일고 있다. <김우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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