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 알레르기 꽃가루 "요주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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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매년 봄만 되면 눈이 아프고 맑은 색깔의 콧물이 계속 흐르며 재채기가 자주 나오는데다 나른함을 느끼는 사람이 있다.
이렇게 봄을 타는 증상이 계속되면 한번쯤 꽃가루·집먼지진드기·동물털등에 의한 알레르기반응이 아닌가 의심해 볼만하다.
서울대의대 김유영교수(내과)는 『꽃가루에 의한 알레르기(화분증) 환자는 전체알레르기환자의 3%정도』라고 밝히고『그러나 1년중 4월과 10월, 특히 초봄에 집중적으로 발생하며 그 발생빈도가 늘고있어 주의해야할 질병』이라고 말했다.
꽃가루알레르기 체질인 사람(일반인6%)은 적당한 양의 꽃가루에 노출되면 단백질의 일종인 히스타민이 생겨 자극부위인 코점막등을괴롭히는항원항체반응을 일으킨다는것.
김교수는 국내에서 문제꽃가루를 만드는 나무와 잡초로는 자작나무·개암나무·너도밤나무·오리나무·삼나무와 쑥(재래·종)·두드러기쑥(수입종)등이라고 소개했다.
김교수는 『지금까지 우리나라는 주변에 식물이 없는 시멘트문화속에 살아왔기 때문에 전체의 6∼7%가 꽃가루병에 시달리는 미국·일본에 비해 큰 문제가 아니었다』며 『그러나 최근 문제꽃가루를 날리는 외국나무·잡초가 수입되고 녹지가 조금씩 증가하면서 꽃가루병 환자가 증가하는 추세』라고 소개했다.
즉 최근 국제교류가 잦아지면서 지금까지 없던 미국최대 알레르기유발원인 두드러기쑥이 여행자소지품등에 묻어 수입되면서 이에 의한 알레르기가 주요 질환으로 등장했다는 것.
또 서울대명예교수 강석영박사 한국알레르기학회장)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일본최대 알레르기유발원인 삼나무가 제주도에 방풍림으로 수입되면서 제주도민의 7.3%가 삼나무꽃가루에 과민반응을 나타냈다.
꽃가루와 함께 봄철에 나타나기 쉬운 것이 동물털에 의한 알레르기다. 털갈이를 하면서 발생한 털이 코나 눈등을 자극하기 쉽다.
조선대의대 이비인후과팀이 86∼89년 알레르기비염환자 2백2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10대 알레르기 유발물질중 고양이털이 3위, 개털 6위, 토끼털이 8위로 나타난바 있다.
그밖에 중요한 알레르기유발원은 집먼지속에 사는 진드기. 집먼지진드기는 4계절을 통해 최대유발물질로 꼽힌다.
연세대 홍천수교수(내과)는 『알레르기비염환자의 70∼80%가 집먼지진드기와 관계있다』며 『적당한 온도(섭씨17∼26도)와 상대습도(50%이상)만 주어지면 침구·소파·카핏등에서 진드기가 급증하게된다』고 밝혔다.
한편 알레르기유발원에 가장 민감하게 작용하는 것은 코·기관지등.
코점막을 자극해 알레르기비염에 걸리면 재채기가 계속되고 콧속이 가려우며 맑은 콧물이 계속 흐른다. 또 알레르기성 기관지염에 걸리면 기침과 함께 흰가래가 계속되는 증상이 나타난다.
김유영교수는 『알레르기에 대한 일시적 치료법으로 항히스타민제 투여가 있고 영구치료법으로 면역요법이 있다』며 『그러나 가장 손쉬운 방법은 알레르기유발물질을 회피하는것』이라고 충고했다.
즉 꽃가루가 많이 날리는 요즘 녹지에 오래 머물지말고 집안에 동물을 두지말며 집안을 깨끗히 유지하는 것등이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이규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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