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오피니언 열린마당

지금처럼 해서는 저출산 극복 못 한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3면

사교육비가 엄청나게 들어 자녀 키우는 데 들어가는 비용이 상상을 초월하고 있다. 육아 부담은 여전히 여성의 몫이다. 맞벌이 여성의 가사 부담은 예전에 비해 줄었다지만 아직은 여성 몫이 크다. 나 역시 맞벌이지만 맞벌이 주부의 애로는 눈물이 날 지경이다. 아이를 하나만 낳을 걸 하는 후회가 자주 든다.

여성이라고 왜 남성들처럼 직장에서 열심히 일하고 성공하고 싶지 않겠는가. 육아나 가사 부담을 주로 여성에게 지우는 사회적 인식의 변화가 없는 한 저출산은 계속 이어질 것이다. 나라의 장래를 생각하고 자녀를 건강한 사회인으로 키우기 위해 다음과 같은 제도 변화가 있어야 할 것이다.

우선, 모유 수유를 권장하기 위해 여성의 유급휴직을 2년으로 해야 한다. 부모와 자식의 애착이 제대로 형성되려면 그 정도 기간이 있어야 한다. 둘째로 맞벌이 여성들이 아이를 안심하고 맡길 수 있는 유아원.유치원을 의무교육의 일환으로 나라에서 지원해야 한다. 셋째로 학교(초.중.고)에서 열리는 학부모 모임 등은 남성들의 예비군훈련처럼 '공가'처리를 해주고 반드시 엄마가 아닌 아빠들도 참석할 수 있게 해야 한다. 넷째로 미취학 아동이 있는 직원들은 조기퇴근토록 해 아동의 심리적 안정을 도모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조금 일찍 퇴근한다고 하여 일을 밀리게 하지는 않을 것이며 더 계획적으로 일할 것이다).

복지예산을 현 세대에만 투입하지 말고 미래 세대를 위한 일에도 집행해야만 출산 장려에 힘을 실을 수 있을 것이다. 중학생인 딸아이는 "결혼하지 않고 자식 안 낳고 하고 싶은 일 하면서 평생을 살 것"이라고 종종 말한다. '이러다 대한민국이 없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나만 하는 것인지 궁금하다.

정도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