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건강장수의 샘 ③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오래 살려고 하는 인간의 염원에 반해 우리의 생명을 노리는 가장 무서운 질환은 뭐니뭐니해도 암이다.
『인류의 공적, 암은 과연 어떻게 발생하는가』하는 의문을 풀기위해 많은 의학자들이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수입농산물과 아플라톡신, 자몽과 알라, 수도물과 염소처리, 립스틱과 인공색소, 골프장과 유해농약등….
이상 늘어놓은 단어들은 작년 한햇동안 문제가 됐던 발암물질과 그 사용처다.
현대인들은 언제 자신을 공격할지도 모를 수많은 발암물질에 포위돼 생활하고 있다고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담배연기·매연가스를 비롯, 술·불량화장품·식품첨가물·고사리·탄음식등 주위에서 흔히 접할수 있는 수많은 물질들이 암을 일으킨다고 하는가하면, 심지어 우유팩·1회용 생리대·종이냅킨등에서도 발암물질이 검출됐다고 한다.
또 우리 주위에서 자주 사용하는 6만여종의 화학물질가운데 1천5백여종 이상이 발암물질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암의 발생원인이 많기는 하지만 주원인은 몇가지에 집중돼 있다고 말한다.
김병수 연세대 암센터소장은 『암은 유전적 원인이나 공해등 개인이 어쩔수 없는 요인으로부터 올수도 있지만 대부분 몇가지 그릇된 생활습관에서 비롯된다』고 밝혔다.
김교수는 국내에서 흔히 볼수 있는 발암원인으로 ▲짜거나 탄 음식 ▲흡연 ▲간염 ▲개인청결 부족등을 꼽았다. 이 네가지 수칙만 지키더라도 암의 70∼80%는 예방할수 있다는 희망적인 견해를 폈다.
미국국립암연구소는 복잡하게 보이는 발암요인을 다음 몇가지로 분류한다 (괄호안은 전체요인중 차지하는 비율).
즉 ▲그릇된 생활습관(35%) ▲담배(30%) ▲바이러스 감염(5%) ▲작업환경(4%) ▲과음(3%) ▲피부과다노출(3%) ▲공해(2%) ▲약물(1%) ▲식품첨가물(1%)등이며 기타 원인미상 (16%)으로 나눌 수 있다는 것.
이상의 수치에서 보듯 암이 발생할 수 있는 상당한 원인(65%)은 그룻된 식사습관과 흡연으로 집약될 수 있다. 특히 흡연은 폐암·식도암·위암등 거의 모든 암발생의 원흉으로 지목되고 있다.
가톨릭의대 맹광호교수(예방의학)의 조사에 따르면 흡연암환자의 사망위험비는 비흡연암환자보다 ▲후두암 20.2배 ▲구강암 4.6배 ▲폐암 4.1배 ▲위암에서 1·5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하루 담배를 20개비이상 피우는 사람의 폐암발생률이 비흡연자보다 15∼25배 높다는 보고도 있다. 특히 흡연이 과음과 상승작용을 하면 암발생률이 엄청나게 높아지므로 「골초」와 「술고래」들은 암이라는 함정에 한발짝 다가서 있는 셈이다.
흡연과 함께 가장 큰 발암요인인 나쁜 식생활습관은 국가나 민족에 따라 크게 다르기때문에 잘라 말할수 없지만 동양에서는 짜고 탄 음식이, 서양에서는 고지방음식이 문제가 된다는게 정설이다.
즉 국내 남성암환자중 위암이 차지하는 비율은 30%인 반면 미국의 경우 1%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이는 우리가 소금에 절인 음식이나 그슬린 음식을 많이 먹기 때문이다.
반면 서양은 고지방음식의 과다섭취로 유방암·대장암·직장암등의 발생률이 매우 높다.
한편 보사부가 발표한 한국인의 부문별 암환자등록 현황에 따르면 남성의 경우 ▲위암(30%) ▲간암(15%) ▲폐암(13%) ▲대장암(6%)의 순이고 여성은 ▲자궁경부암(28%) ▲위암(18%) ▲유방암(9%) ▲대장암(6%)의 순으로 나타났다. 발생빈도가 높은 5대암의 주요원인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위암=80%이상은 식생활습관 때문에 일어나고 특히 절인 생선·젓갈등 짠음식이 주범이다.
고염분 음식은 위벽에 작용해 궤양을 가져오는데 계속 위점막을 자극하면 암으로 발전한다는 것.
그밖에 생선·육류를 구울때 탄부분에서 발생하는 벤조피렌같은 물질이나 햄·소시지등 가공식품에 사용되는 각종 첨가물도 위암 발생을 높인다. 술·담배도 큰 원인이다.
◇자궁경부암=가장 큰 원인은 조혼과 비정상적인 성생활이다.
특히 첫성교와 첫임신 연령이 21세이전인 여성에서 높고 분만연령이 낮고 여러번 결혼한 여성에서 많이 나타난다. 특히 성병경험자에서도 발생률이 매우 높은데 헤르페스·콘딜로마균등 성병균이 정상세포를 암세포로 변형시킨다.
◇폐암=90%이상은 흡연으로 생긴다. 담배연기에는 벤조피렌이란 강력한 발암물질이 있어 이것이 기관지내벽 세포에 붙어서 정상세포를 자극, 암세포로 변화시킨다.
그밖에 아황산가스등 대기오염물질과 알드린등 맹독성 농약, 산업폐기물·석면·오즌등도 중요 원인이다. 특히 석면은 담배 다음으로 중요한 발암물질로 지목돼 미국에서는 현재 건축자재에 사용된 석면의 제거작업이 한창 진행되고 있다.
◇간암=중요원인은 B형간염바이러스. 이 바이러스 보유자는 비보유자보다 간암발생률이 20∼2백배가량 높다.
만성활동성간염환자의 40%가 간경변으로 발전하고 간경변환자의 20∼30%가 간암환자가 된다. 그밖에 곰팡이 독소인 아플라톡신, 각종 방부제등도 발암요인이 된다.
◇대장암=발현과정이 규명되지 않았으나 동물성 고지방음식이 주범이라는 것이 정설이다. 맥주도 소홀히 할수 없는 발암요인이다. <이규연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