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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공, '누드주택' 확대한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대한주택공사가 주택업계 처음으로 판교신도시 2차 분양에서 '누드주택'을 선보인 데 이어 파주 운정신도시 등 다른 택지개발지구에도 확대해나갈 예정이다. 이에 따라 누드주택 공급으로 주택공급 방식에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된다.

대한주택공사는 12일"입주자가 취향에 맞게 인테리어를 개별적으로 시공할 수 있는 누드주택을 판교 2차 분양 연립주택 일부에서 선택 옵션으로 제공한다"면서 "수요자들의 선호도가 높을 경우 이를 확대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누드주택 적용 대상은 턴키 연립 296가구를 제외한 주공 연립 2개 블록 46 ̄76평형 376가구다. 3-1블록 170가구와 B6-1블록 206가구다.

청약 당첨자는 계약시 견본주택과 같은 마감주택과 내부가 텅 빈 누드주택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그동안 벽지나 바닥재, 조명기구 내장형 품목 을 뺀 마이너스옵션제가 선보인 적은 있어도 골조와 배관 배선만 남긴 채 모든 마감재를 마이너스 옵션으로 분양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주공은 이번 누드주택의 계약률과 소비자 반응을 지켜본 뒤 앞으로 분양하는 공공주택에 누드주택 분양을 점차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판교 주공 연립, 어디까지 누드?

주공은 누드주택을 마감을 전혀 안한 집으로 규정했다. 때문에 골조에다 전기선과 난방 상하수도 에어콘을 위한 각종 배관 등 기본 바탕재만 붙어 있을 뿐 모든 마감재는 빠졌다. 타일 변기 세면대가 없는 것은 물론 심지어 석고보드 초배지도 제외할지 고심중이다.

주공은 처음 시도하는 형태여서 실제 공사 과정이나 관리, 준공검사에 어려움이 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런 어려움을 감수하고 누드주택을 선보이는 것은 개별 취향대로 내부를 꾸미고자 하는 소비자의 욕구가 높아졌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중대형 연립을 대상으로 누드주택을 적용한 것도 주요 소비자가 소득 수준이 높은 실수요자인 만큼 입주 뒷돈이 들더라도 취향에 맞게 집을 고쳐 쓰는 사례가 많을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입주 뒤 마감재를 뜯어내고 새로 마감재 공사를 하는 '이중 낭비'를 주공이 공공 차원에서 막아보자는 의미가 깔려 있다. 초기 투자비는 많이 들어가는 데 비해 효과는 작아 민영은 누드주택 적용에 엄두를 못 내고 있는 상황이다.

◇누드주택 선호자 많을 까

누드주택의 성공 관건은 계약시 마감주택 분양가에서 얼마나 깎아주느냐다. 돈을 많이 빼주면 싸게 구입한 뒤 나중에 인테리어를 할 사람이 적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주공은 이 마이너스 옵션 가격을 계약시점까지 책정할 예정이다.

평형에 따라 많게는 수천만 원 저렴하겠지만 개별 인테리어 공사비에는 크게 미치지 못할 것이란 게 주공 측 전망이다.

주공 오주희 차장은 "주공이 마감한 일부 품목을 개별 구입했을 때 2 ̄3배 이상 비쌀 것으로 파악된다"면서 "우리가 제시하는 마이너스 비용과 개별 인테리어 비용과의 격차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이유로 주공 측은 전체 376가구 가운데 10가구 이상만 누드주택을 선택해도 초기 성공을 거둔 것으로 보고 있다.

오 차장은 "누드주택 도입 확산은 앞으로 풀어나갈 과제"라며 "이번에 처음 시도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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