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 관련 우편물 쏟아져/우체국마다 “몸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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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은행ㆍ백화점등 결제일 같아/배달 지연ㆍ분실로 연체료도/회원 1천만명넘어… 우편업무 80% 차지
최근 각종신용카드관련 우편물이 폭발적으로 늘어 우체국마다 적체현상으로 다른 우편물 우송업무까지 차질을 빚고 있으며 배달지연ㆍ망실 등으로 카드이용자가 연체이자를 부담하는 등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이같은 현상은 은행ㆍ백화점 등 주요카드발급 업체가 대부분 매달 27일을 대금결제일로 지정,18∼23일 사이에 집중적으로 사용대금명세서ㆍ청구서 발송을 의뢰하고 있는데다 체신당국의 대책이 전무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각종 신용카드회원은 13개은행 신용카드회원 5백30만명,전문계 카드회원 1백40만명,서울시내 12개 백화점카드회원 2백30만명,패션ㆍ의류업체카드회원 등 모두 1천여만명이 넘는다.
◇배달업무 몸살=국민ㆍ환은카드를 제외한 대부분의 카드발행업체가 27일을 결제일로 지정,18∼23일에 집중적으로 발송을 의뢰하고 있어 신용카드발송업무가 이 기간동안의 우편업무중 80%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서울 중앙우체국의 경우 하루평균 보통우편물 발송건수 67만건의 40%내외인 25만∼30만통이 카드대금명세서 청구서이며 하루평균 등기발송건수 3만6천건의 60%내외인 2만∼2만5천건이 신규 및 재발급카드ㆍ연체정리요구 통보서 등이다.
특히 부유층 밀집지역인 서울 영동우체국은 매일 접수ㆍ배달되는 발급카드 우편물이 5만여건에 이르고 있다. 이 같은 업무폭주로 각 우체국은 타부서 인원차출,아르바이트생 고용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으나 지난해 6월부터 「당일우송」 원칙이 무너졌고 분류작업이 최고 3일까지 소요돼 일반우편물 발송업무가 하루씩 지연되는 등 혼란이 일어나고 있다.
중앙우체국 황묵민원계장(39)은 『2∼3년전부터 각종 신용카드 관련 우편물 폭주로 발송ㆍ배달 등 문제가 발생해 매일 수백통의 항의전화와 민원서류가 접수되나 보통우편물은 추적이 불가능해 책임의 소재조차 가리기 어려운 실정』이라며 『발송직원의 대폭 증원을 상부에 요청해 놓고 있다』고 밝혔다.
◇고객피해=백화점카드의 경우 청구서를 제때 받지못한 상당수의 고객들이 해당 백화점까지 직접 찾아가 은행지로통지서를 발급받고 있으며 월 2%의 연체이자까지 물고있다.
은행카드회원 9천명을 관리하고 있는 상업은행 역전지점의 경우 사용대금청구서를 받지못한 회원들이 결제일을 전후해 매일 20∼30명씩 방문 또는 확인전화를 해오고 있으며 상당수가 연 19%정도의 연체이자를 내고있다.
◇문제점ㆍ대책=환은카드는 지난해 결제일을 10ㆍ25일 2회,국민카드는 5ㆍ12ㆍ20ㆍ27일 4회로 분산시켰으나 대부분의 회원이 월급날과 가까운 27일을 선택해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비씨카드 기획조사부 유승모과장(35)은 『신용카드업무가 신속ㆍ정확이 생명인 만큼 우편물 폭주에 따른 우체국내 전담기구 설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이하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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