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의 대통령제 채택은 인민 주권회복을 상징" |재소고려인협 부회장 허진씨 강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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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재소고려인협회 부회장으로 지난해9월의 한민족체육대회 소련선수단장이었던 허진씨(62)가 지난12일 연세대 동서문제연구원에서 공개강연을 했다.
구한말 의병장이었던 왕산 허위의 손자인 허씨는 소련에서 작가로 활동하며 한소간의 민간문화교류를 추진하기위해 여러차례 방한했으나 일반인을 상대로 공개강연을 한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고르바초프의 개혁과 소련의 미래」라는 제목의 강연내용을 요약한다.
『소련내에서 페레스트로이카는 혁명이란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그리고 혁명의 타도대상은 스탈린의 반사회주의다.
고르바초프의 구호는 「좀더 사회주의를, 좀더 민주주의를, 좀더 레닌주의를」이다.
고르바초프도 처음에는 과거와 유사하게 체제를 유지하면서 생산을 장려하는 정도의 개혁을 시작했다. 그러나 지나치게 중앙집권적인 정치·경제구조하에서 체제개편없이 생산력 향상은 불가능했다. 따라서 경제개혁을 시작으로 정치제도의 개혁에까지 이른 것이다.
정치제도의 개혁은 지금까지 당이 가졌던 주권을 인민에게로 돌려주자는 것이다. 고르바초프의 대통령제 주장은 곧 인민의 주권회복을 상징한다. 즉 당이 국가를 지배하는 것이 아니라 인민이 뽑은 대통령이 국가를 지배하는 것이기 때문에 대통령제 채택은 정치개혁의 일단락을 짓게 되는 중요한 사건이다.
과거의 주권소유기관인 공산당이 스스로 헌법에 명시된 권한을 내놓는 것도 역사적으로 중요한 사건이다. 그러나 권력을 내놓고 싶어하지 않는 당관료(노멘클라투라)도 많기 때문에이들이 모두 새로운 인물로 교체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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