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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도 이름값?

중앙일보

입력

타워팰리스·쉐르빌·트라팰리스·하이페리온·브라운스톤·캐슬모닝·미켈란쉐르빌·골드파크뷰….

요즘 각종 광고를 통해 흔히 마주치게 되는 아파트의 이름들이다. 주공아파트.H아파트 등이 선망의 대상이던 1980년대초를 떠올리면 격세지감이 느껴진다. 80년대 후반만 해도 별빛.개나리.무지개.은하수 등 순 우리말 이름이 유행했었다.

하지만 업체 간 분양 경쟁이 치열해진데다 상품에서 이름의 비중이 높아지면서 아파트도 브랜드 시대를 맞고 있다.

◇외국어 이름 봇물
= 현재 인기있는 아파트와 주상복합건물의 브랜드는 업체 이름과 별도로 대부분 외국어 일색이다. 영어가 서투른 노년층은 발음조차 어려울 정도다. 계룡건설의 리슈빌은 '풍요로운 마을(rich village)'의 프랑스어 표현(riche ville)이다. 대림산업의 'e-편한 세상'에서 e는 인터넷(사이버)을 상징한다. 여기에 '편한 세상'이 더해져 '인터넷 서비스로 생활이 더욱 편해지는 아파트'란 뜻을 지니고 있다. 이 회사의 주상복합 브랜드 아크로빌은 '가장 높은'이란 뜻의 아크로(Acro)와 프랑스어 마을(Ville)의 합성어다. GS건설의 자이(Xi)는 그리스어 알파벳 14번째 글자'크사이'의 영어식 발음이다. 또 엑스트라 인텔리전트(Extra Intelligent)의 약자로 '특별한 지성'이란 뜻을 갖고 있다. SK건설의 'SK VIEW'는 아파트 안에서 밖을 봐도 아름답고, 외부에서 아파트를 봐도 건축미가 있는 도시적이고 세련된 아파트라는 뜻을 담고 있다. 두산산업개발의 '위브'는 "We have, we live, we love, we save, we solve"란 뜻으로, 패션 아파트를 표방한다. 포스코건설의 'the #(음악기호로 반음 올림이란 뜻)'은 입주자들의 삶의 질이 한 단계 높아짐을 의미한다. 이와 함께 '날아가는 연'을 형상화, 연이 갖고 있는 희망과 비상의 이미지를 함축하고 있다. 벽산건설의 블루밍은 '꽃이 활짝 핀다'는 뜻의 영어단어(blooming)다. 삼성물산의 주상복합 브랜드 트라팰리스는 이탈리아어로 중심이라는 뜻의 접두사 '트라(Tra)'에 궁전이라는 뜻의 영어 '팰리스(Palace)'를 합친 말이다.

◇아름다운 한글 이름
= 코오롱건설의 '하늘채'는 순수 한글인 '하늘'에다 주거공간(棟)을 뜻하는 '채'를 합친 말이다. 지난 2003년 첫선 보인 삼성물산의 '래미안(來美安)'은 '미래의(來) 아름답고(美) 편리한(安)' 아파트라는 뜻을 담고 있다. 대우건설의 푸르지오(PRUGEO)는 순우리말 '푸르다'에 '지구.토지'란 뜻의 영어 접두어 'GEO'를 결합한 말이다. 사람과 자연.환경이 하나된 공간임을 의미하고 있다. 이밖에 한국토지신탁의 '코아루'는 영문 Korea와 한자 루(樓)를 결합해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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