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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병지로 유력한 모술] 親후세인 세력 많아 안전 장담 못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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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한국군이 이라크에 추가 파병될 경우 그 주둔지는 바그다드에서 북쪽으로 4백여km 떨어진 모술이 될 가능성이 가장 크다.

모술은 대규모 유전과 터키로 향하는 송유관 등이 있는 이라크 북부의 경제 중심지다. 바그다드 인근 '수니파 트라이앵글'보다는 상대적으로 치안이 덜 위험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지난달 말에 가본 모술은 평온했다. 인구 80만명인 이 도시의 상가는 활기에 찼으며 시민들은 여유로워 보였다. 검문과 경계를 맡은 이라크 경찰이나 주민 모두 편안해 보였다.

모술이 포함된 니나와주의 유수프 랄루(57)부지사는 "조만간 스위스만큼이나 조용한 곳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군 측은 이 지역의 치안이 '꽤 안정적(fairly stable)'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모술은 그렇게 '안전한'지역이 아니다. 사담 후세인의 두 아들이 미군에게 발각돼 사살되기 전까지 상당 기간 은신해 있었던 곳이다. 후세인은 모술 등 북부지역에 몰려 사는 쿠르드족을 통제하기 위해 지지세력인 수니파 아랍인을 이곳으로 대량 이주시켰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실제로 모술에서는 지난달 미군의 최우선 체포자 명단의 55명 중 한명인 술탄 하쉼 아흐메드 전 국방장관이 미군에게 잡혔다. 이라크에 잠입한 이슬람 테러조직인 '안사르 알이슬람'의 간부인 오소 하우레리도 지난 14일 체포됐다. 이들은 후세인 추종세력의 도움을 받아 모술에 숨어 있었다.

지난달 말까지 시 외곽에서는 미군이 저항세력을 폭격하는 등 전투가 계속되고 있었다. 또 모술은 바그다드 등 이라크 중부 지역 다음으로 미군 사망자가 많은 곳이다. 이라크전 종전을 선언한 이래 바그다드와 그 인근에서 56명이, 모술에서 10명이 목숨을 잃었다. 특히 쿠르드족을 비롯한 이라크인들이 반감을 보이는 터키군이 만약 이곳으로 파견된다면 한국군은 터키.이라크인 간 갈등의 중간에 서야 하는 어려운 입장을 맞이할 수도 있다.

카이로=서정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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