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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나가던 나라, 정부 때문에 고장 나 버렸다”

중앙일보

입력

국내 최대 예비역 단체인 대한민국재향군인회와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가 한자리에 모였다.

재향군인회와 한기총은 2일 서울시청광장에서 ‘대한민국을 위한 바상구국기도회·국민대회’를 통해 ‘사립학교법 재개정과 전시작전통제권(작통권) 논의 중단’을 촉구하는 대규모 집회를 개최했다.

한기총 신도들과 향군, 유관 안보단체, 일반시민 등 5여만명이 참가한 이날 대회 에는 한나라당의 강재섭 대표와 이재오 최고위원, 박근혜 전 대표, 나경원·송영선·전여옥 의원 등 20여명의 국회의원이 동참했다.

이들은 시국선언문에서 “국가의 백년대계를 근본적으로 파괴하는 전교조의 사학탈취 기도를 차단하기 위해 사학법 개정을 촉구하고, 국민의 생존과 국가경제를 파탄 나게 하는 작통권 한국군 단독행사 추진을 유보하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다”고 밝혔다.

또 참석자들은 작열하는 태양아래 앉아 태극기를 흔들며 “노무현 정부는 작통권 논의를 즉각 중단하고 사학법을 재개정하라”는 구호를 외치며 노무현 정부에 대한 분노를 토해냈다..

재향군인회 박세직 회장은 대회사에서 “전교조가 도대체 무엇이냐”고 반문한 뒤 “북한의 선군정치를 찬양하며 6·25전쟁을 남한에 의한 북침으로 가르치는 친북 이념교육의 전위대이자 교육 황폐화의 주범”이라고 비판했다

박 회장은 작통권과 관련, “정부는 강대국 마저 6자회담 등 국제공조체제로 북한의 호전적 행위를 경계하고 강력 대처하는 작금의 현실을 똑똑히 바르게 인식해야 한다”면서 “전시 작통권 단독 행사논의를 즉각 유보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부와 여당의 잘못된 정치로 이 나라가 허물어지고 있다” 탄식

이어진 강연에서 한국사학법인연합회 조용기 회장은 “매우 참담한 심정이다”고 토로한 뒤 “건국 이래 분단이라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세계적으로 유례없을 만큼 경제대국으로 우뚝 서며 잘 나가던 이 나라가 고장이 나고 말았다”고 분개했다.

조 회장은 “정부와 여당이 잘못된 정치를 하여 이 나라가 허물어져 가고 있다”면서 “대표적인 것이 바로 사학법 개악인데 개정 사항이 시행될 경우 학교 교육은 없어져 엄청난 혼란을 가져올 것이고 학생들을 이념적 포로로 만들 것이다”고 우려했다.

육군사관학교 교장을 지낸 바 있는 장준익 예비역 중장은 “북한이 핵보유로 국가의 안보가 위기에 치달은 이 때 노무현 정부는 아랑곳 않고 있다”면서 “오히려 북한이 바라는 한미연합사를 해체하기 위해 작통권 이양을 추진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장 예비역 중장은 “한미연합사가 해체 되면 한반도 전쟁 시 미군의 즉각 투입과 개입이 어렵게 될 뿐 아니라 미국의 핵 우산 또한 없어질 수 있다”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북핵을 없애기 위해 올인 해야 하는데 지금이 가장 적기다”고 호소했다.

"어찌 이 나라가 이렇게 됐나" "나라 걱정에 잠 못들고 있다" 개탄 이어져

전작권 논의 중단과 관련, 전직 국방장관의 대국민 호소도 이어졌다.

김성은 전 국방장관은 ‘노병의 대국민 호소’ 강연에서 “어찌 이 나라가 이렇게 됐느냐”면서 “작통권을 찾아오는 것이 당연하다거나 잘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큰 잘못이다”고 지적했다.

김 전 장관은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하지 않는다면 우리도 이길 수 있다. 하지만 그 기고만장한 일본도 두 손을 바짝 들 만큼 위협적인 상태다”며 “역대 국방장관이 모인 자리에서 한 사람도 작통권을 이양 받아야 한다고 말한 사람이 없을 만큼 심각한 문제다”고 밝혔다.

또 “우리의 은인인 미국을 나가라고 하는 배은망덕한 사회가 돼서는 나라가 망한다. 불순한 세력과 싸워야 한다”면서 “이제 싸움의 시작 첫 번째일 뿐이니 모두가 일어서자”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상훈 전 국방장관은 “80넘은 노인들이 더 이상 무슨 욕심이 있겠느냐. 이 나라가 걱정되어 잠 못 들고 있다”면서 “작전 사령부의 자존심과 자주보다 전쟁 승리의 보장이 우선시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시 미대통령에 "작통권의 현 체제 유지 해달라" 서한 전달

한편 기독교책임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서경석 목사는 “사학법 재개정 권고와 작통권 단독행사 추진 중단을 촉구한다”는 내용으로 노무현 대통령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또 한기총, 재향군인회, 사학수호국민운동본부 등은 “우리는 한미연합사 해체를 결코 원하지 않으며 작통권의 현 체제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해 달라”는 내용을 영문으로 번역, 부시 미대통령에게 전달키로 했다.

이어진 행사에서는 재향군인회 예비역 10여명의 삭발식이 진행되었으며 대회 참가자들은 시청 앞에서 서울역 광장까지 ‘사학법 재개정’과 ‘작통권 논의 중단’을 외치며 시가행진을 벌였다. (서울/데일리안=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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