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하면 무당 재수굿만 연상하게 되었지요. 굿은 본래 놀이.신앙.예술.노동.모임 등 민속문화를 포괄합니다. 장독 앞 어머니의 비나리는 온생명적 우주 신앙은 아니었을까요. 뭍생명에 헤아림 없는 비원이었습니다. 깊고 광활한 굿 문화는 이제 자취 없고, 그 빈 자리는 불교를 만나도 다 채울 수 없고, 유교의 인간사회 중심관으로도 보이지 않고, 자본주의의 표면적 물질 세계로만은 더더욱 잡히지 않는 잊혀진 세계가 되었습니다. 편협한 오리엔탈리즘이 합리주의라는 이름으로 이미 우리 의식계를 사로잡은 건 아닌지요.
김봉준 <화가>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