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결과
  • [김봉준의 진밭골 그림편지] 여백

    [김봉준의 진밭골 그림편지] 여백

    쌀쌀한 가을 날씨입니다. 나무는 바람 길에 낙엽을 실려 보냅니다. 숲은 점점 커지는 빈틈으로 여백이 생깁니다. 여백은 물(物)과 물 사이의 빈 공간 정도로 이해될 수 있습니다. 그

    중앙일보

    2003.10.24 17:53

  • [김봉준의 진밭골 그림편지] 생명의 비나리

    [김봉준의 진밭골 그림편지] 생명의 비나리

    기층문화라 하면 유행 따라 변하는 문화가 아니고 기초가 되는 문화겠지요. 큰 강 아랫물처럼 깊이와 물살을 헤아릴 수 없는 심층문화입니다. 지금은 세상이 갈수록 가볍고 빨라져서 기층

    중앙일보

    2003.10.17 17:43

  • [김봉준의 진밭골 그림편지] 풍 류

    우리 말은 뜻이 참 깊습니다. 아름은 알에서 오고 알이란 알 차다의 그 알이니, 근원 또는 씨알의 의미일 겁니다. 다움은 답다의 명사로 무엇 답다란 뜻인데 '근원에 맞게 그 답다'

    중앙일보

    2003.10.10 17:45

  • [김봉준의 진밭골 그림편지] 가을걷이

    동남풍은 가고 밤이면 이슬 내려 차고 아침이면 안개 자욱합니다. 서풍에 들려오는 가을 벌레소리 스산합니다. 봄에는 씨 뿌리고 여름에는 김을 매고 가을에는 백곡을 거두었습니다. 산에

    중앙일보

    2003.10.03 17:20

  • [김봉준의 진밭골 그림편지] 수변지대

    소시적 생각이 납니다. 살기 답답하면 강변에 나가 온종일 걷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쿵당쿵당 뛰는 뜨거운 가슴으로 달려가다 청춘의 대륙이 멈춘 곳, 강변이었습니다. 뭍으로 더는 갈

    중앙일보

    2003.09.19 17:22

  • [김봉준의 진밭골 그림편지] 모심(母心)의 한가위

    한가위도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일년 열두 달 한가위만 같아라" 했는데 그것도 옛말이고 이제 부담되는 명절입니다. 쌀독에서 인심 나는 건데 살림이 어렵다 보니 명절날만 오면 차리

    중앙일보

    2003.09.05 17:57

  • [김봉준의 진밭골 그림편지] 풀꽃같은 미소

    산길을 오르다 이름 모를 풀꽃 하나 보았습니다. 위험하게도 밟힐 수 있는 길 한복판에 서서 천연의 미소를 짓습니다. 그냥 지나치기 애석하여 곁에 가만히 앉아 모양새를 살폈습니다.

    중앙일보

    2003.08.29 17:49

  • [김봉준의 진밭골 그림편지] 머뭇거리는 꿈

    이웃에 사는 농부 김씨가 들렀습니다. 술 생각이 나는 모양입니다. 남의 땅 소작하는 가난한 농사꾼 김씨가 한잔 걸치더니 하는 말 "여름축전 안 해? 그거라도 해야 사는 재미가 나지

    중앙일보

    2003.08.22 17:53

  • [김봉준의 진밭골 그림편지] 8월 16일

    8.15 광복절이 오면 일제 식민지로부터 겨레가 해방된 기쁨도 잠시, 분단의 슬픔을 떠올리는 날이 되었습니다. 남북의 분단은 겨레에게 크나큰 시련입니다. 남북의 체제와 이념 대립은

    중앙일보

    2003.08.15 17:16

  • [김봉준의 진밭골 그림편지] 8월 2일

    음력 칠월칠석(4일)은 견우와 직녀가 사랑을 나누는 날입니다. 일년 내내 헤어져서 목동 일과 베짜는 일로 땀흘려 살지만 서로 만나 사랑을 나눌 수가 없었습니다. 이를 불쌍히 여긴

    중앙일보

    2003.08.01 17:48

  • [김봉준의 진밭골 그림편지] 7월 19일

    어느덧 밤이 깊었습니다. 일손을 놓고 널빤지에 누우니 밤하늘입니다. 칠흑 같은 밤하늘에 나를 맡기면 근심은 사라지고 아득히 조용한 밤하늘 태초의 세상 속으로 빨려듭니다. 서울에서

    중앙일보

    2003.07.18 17:42

  • [김봉준의 진밭골 그림편지] 7월 12일

    오랜만에 재밌게 구경하고 실컷 놀았습니다. 수백년 된 고목나무 아래서 춤을 추었습니다. 나무 기둥이 텅 비어 어른이 들락거릴 정도인 느티나무 아래서 비원(悲願)도 하였습니다. 원주

    중앙일보

    2003.07.11 17:38

  • [김봉준의 진밭골 그림편지] 7월 5일

    청계천을 복원한다니 감회가 새롭습니다. 자연.역사.문화가 숨쉬는 생태공원으로 되돌리는 대역사가 시작되었습니다. 지금까지 서울은 '더 많이 더 높이 더 빠르게'를 외치며 이룩한 거대

    중앙일보

    2003.07.04 17:36

  • [김봉준의 진밭골 그림편지] 6월 28일

    비가 내립니다. 풀숲은 기다렸다는 듯이 풋풋한 풀 냄새를 풍깁니다. 흙밭도 흠뻑 젖어 쾨쾨한 흙 냄새를 뿜어냅니다. 숲은 이번 비로 더욱 무성해졌습니다. 밀림처럼 변한 숲은 내가

    중앙일보

    2003.06.27 17:39

  • [김봉준의 진밭골 그림편지] 6월 21일

    낮이 제일 긴 하지(夏至) 절기가 왔습니다. 지구촌 북극지대는 밤이 없는 백야가 나타납니다. 유럽의 파리만 해도 위도가 높아 하지 때는 밤 9시가 되어도 훤합니다. 이 모든 계절의

    중앙일보

    2003.06.20 18:55

  • [김봉준의 진밭골 그림편지] 6월 14일

    작년 이맘 때 이 깊은 산골에도 라디오를 타고 "오, 필승 코리아!"가 들렸습니다. 한국축구를 응원하는 인파가 전국 거리를 메운다는 소식에 더는 참지 못하고 뛰쳐나갔습니다. 상경

    중앙일보

    2003.06.13 17:53

  • [김봉준의 진밭골 그림편지] 6월 7일

    [김봉준의 진밭골 그림편지] 6월 7일

    음력 오월 단오절이 왔습니다. 겨레의 4대 명절하면 설, 단오, 추석, 동지를 꼽습니다. 설은 해맞이, 단오는 성장, 추석은 수확, 동지는 마감의 의미가 있는 통과의례입니다. 단

    중앙일보

    2003.06.06 17:26

  • [김봉준의 진밭골 그림편지] 5월 31일

    [김봉준의 진밭골 그림편지] 5월 31일

    집 고치는 일로 하루가 훌쩍 지나갑니다. 자기만의 집을 지닌다는 것은 남다른 기대와 보람이 있습니다. 행복을 담는 보금자리를 만드는 일이니까요. 땅을 잠시 빌려 쓴다는 생각으로

    중앙일보

    2003.05.30 17:35

  • [김봉준의 진밭골 그림편지] 5월 24일

    [김봉준의 진밭골 그림편지] 5월 24일

    요즘 여기도 모내기가 한창입니다. 우리 마을에는 모내기에 얽힌 옛날 이야기가 전해옵니다. 1백50년 전 진밭골엔 가난하고 자식도 없는 이첨지네가 살았습니다. 이첨지는 아내에게 점

    중앙일보

    2003.05.23 17:28

  • [김봉준의 진밭골 그림편지] 5월 17일

    [김봉준의 진밭골 그림편지] 5월 17일

    저는 지금 물가에 서 있습니다. 요즘 이곳의 개울물은 수량이 많아져 활기차게 흐릅니다. 하늘이 때를 맞춰 비를 충분히 내려주신 덕분에 올 모내기 물 걱정만은 없겠습니다. 요즘 하

    중앙일보

    2003.05.16 19:04

  • [김봉준의 진밭골 그림편지] 5월 10일

    [김봉준의 진밭골 그림편지] 5월 10일

    늦둥이 밤나무도 햇잎이 돋았습니다. 입하(立夏)가 돌아오면 남겨둔 잡곡 씨를 모두 뿌린답니다. 봄보리 사이 고랑에 목화씨를 뿌리는 때도 이 때라고 합니다. 진밭골 농부 어르신은

    중앙일보

    2003.05.09 17:48

  • [김봉준의 진밭골 그림편지] 5월 3일

    [김봉준의 진밭골 그림편지] 5월 3일

    나물 중에 으뜸 나물인 두릅은 풀이 아니고 나무의 순입니다. 봄철 이맘 때면 새순이 돋습니다. 사람들은 새순을 따 먹기를 무척 좋아합니다. 끓는 물에 살짝 데처서 고추장에 찍어

    중앙일보

    2003.05.02 17:49

  • [김봉준의 진밭골 그림편지] 4월 26일

    [김봉준의 진밭골 그림편지] 4월 26일

    아침에 문을 여니 간밤에 내린 비로 대지가 촉촉히 젖었습니다. 물을 길으러 샘가로 가는 길, 싱그러운 풀 내음이 뺨을 적십니다. 어느 새 지지도 따라 나섭니다. 누가 여기에 버리

    중앙일보

    2003.04.25 17:44

  • [김봉준의 진밭골 그림편지] 4월 19일

    [김봉준의 진밭골 그림편지] 4월 19일

    오늘은 특별한 날 4.19입니다. 홍익대 4.19 기념탑의 마지막 손질을 위해 며칠 화실을 비우고 주물공장에 다녀오니 농부들은 모판 짜기가 한창입니다. 지금은 곡우가 되가니 볍씨

    중앙일보

    2003.04.18 17: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