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리장성을 넘어라|90아시안게임 종목별 총 점검(17)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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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북경아시안게임에 임하는 배드민턴협회의 마음가짐은 차분하다.
이미 새해 들어 대만에 이어 일본오픈대회에서 좋은 성과를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북경대회에 걸려있는 금메달 수는 남녀 통틀어 7개. 이중 한국은 금2 (혼합복식·남자복식)은 2(여자복식·여자단체) 동메달 2개(여자단식·남자단체)를 각각 겨냥하고 있다.
올 각종 국제대회 성적을 토대로 잡은 예상목표이긴 하나 메달 수에선 4년 전인 86아시안게임의 금3개 (혼복·남복·남 단체)보다 오히려 금1개가 줄어든 수준이다.
반면 홈 코트의 중국은 금4개 (여단·복식 및 남녀단체)를, 인도네시아가 금1개 (남자단식)를 각각 나눠 가질 것으로 협회는 전망하고 있다.
한국의 혼합복식 및 남자복식 종목은 현 전력 상 단연 금메달 권에 접근해 있다.
이중 혼합복식(박주봉-정명희조) 은 가장 확실한 금메달 후보. 86아시안게임이후 환상의 복식 조를 구축, 성가를 떨쳐온 박주봉-정명희조는 지난해만도 세계선수권대회(인도네시아) 우승을 비롯, 일본오픈·스웨덴오픈·영국오픈 등 굵직한 대회를 석권하며 부동의 세계최강 자리를 굳혔다.
예상되는 맞수로는 인도네시아의 하르트노-베라와티조와 중국의 시팡진-왕펀런조이나 아직은 적수가 되지 못할 것이라는 게 협회진단.
또 남자복식 (박주봉-김문수조)역시 금메달획득을 낙관하고 있다. 박-김조는 지난해에는 89월드컵우승을 비롯, 말레이시아오픈· 태국오픈 등에서 거푸 우승한 후 새해 들어 일본오픈에서도 정상에 올라 건재를 과시하고 있는 중이다. 중국(리융보-티엔빙이조)이 홈 코트의 이점을 십분 활용, 라이벌로 꼽히나 이변이 없는 한 금메달획득이 무난할 것으로 점쳐진다.
이에 반해 나머지 종목에선 한결같이 중국·인도네시아 등과 힘든 씨름을 해야할 판이다.
이에 따라 협회는 금메달 권에 비교적 접근하고 있는 혼복·남복 식에다 은·동메달을 겨냥중인 여단· 복식 등 4개 종목을 전략종목으로 설정, 강도 높은 훈련으로 메달 밭을 넓혀나가겠다는 청사진을 세워놓고 있다.
이를 위해 협회는 오는 4월 아시아선수권대회(홍콩)및 5월 토머스컵 대회에 대표1진 (남녀 각12명) 을 파견, 북경대회에 대비한 전초무대로 삼을 계획이다.
배드민턴은 체육회산하 경기단체 중 실전경험만큼은 다른 단체에 비할 수 없을 정도로 가장 풍부한 종목.
지난 81년 황선애(황선애)가 영국오픈에서 단식우승을 차지한 이래 이제까지 40개 남짓한 크고 작은 국제대회에 출전해왔다.
따라서 한국으로서는 이미 습득한 선진기술을 십분 발휘할 수 있는 체력배양이 관건으로 제기되고 있으며 이를 위해 올 동계훈련에서는 체력단련을 통한「힘의 배드민턴」구사에 많은 시간을 할애,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전종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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