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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만원 드는 6세 이하 11개 전염병 예방주사 병·의원서도 무료로 접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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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내년 7월부터 만 6세 이하 아동은 보건소뿐 아니라 동네 병.의원에서도 B형 간염 등 국가 필수 예방접종을 무료로 받을 수 있게 된다. 지금은 보건소에서만 무료 접종을 해준다.

국회는 29일 본회의를 열고 민주노동당 현애자(45.사진) 의원이 대표 발의한 전염병예방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무료 예방접종은 결핵(BCG), B형 간염(HepB), 폴리오(IPV), 홍역.유행성 이하선염.풍진(MMR), 디프테리아.파상풍.백일해(DTaP), 일본뇌염(사백신), 수두(Var) 등 11개 전염병에 대한 백신 7종이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이번 법 개정으로 동네 병원에서 예방접종을 받더라도 아동 한 명당 약 45만8000원의 부담을 덜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또 현재 70% 수준인 예방접종률을 100% 가깝게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법안 대표발의자인 현 의원은 "무상의료 실현을 위한 8개 법안 중 첫 법안이 어렵게 통과됐다"며 "무상의료 정책이 빠르게 진척되도록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 의원은 이번에 통과된 법안 외에도 국민건강보험법.보건의료기본법.의료법.모자보건법 개정안 등 나머지 7개 무상의료 관련 법안을 국회에 제출해 두고 있다. 이 법안들은 현재 보건복지위에 계류 중이다.

현 의원이 추진하는 무상의료는 민주노동당의 핵심 정책 중 하나다. 무상의료는 현재의 건강보험제도를 유지하면서 진료비의 60% 정도인 건강보험 보장률을 80%로 끌어올리는 것이다. 환자가 진료비의 20%만 부담하면 추가적 의료비 지출이 없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현 의원이 제출한 7개 무상의료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려면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모두가 적지 않은 예산이 들어가는 법안이기 때문이다. 무료 예방접종이 골자인 이번 전염병예방법 개정안만 해도 국비와 지방비 합쳐 연간 2000억원이 필요하다. 복지부 관계자는 "현 의원이 발의한 법안의 취지는 좋지만 이를 실현하려면 예산 문제를 먼저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철근 기자

◆현애자 의원=경희대를 졸업한 뒤 고향인 제주도에서 제주문화운동협의회를 결성해 사무국장을 지냈으며, 여성농민회를 조직해 농민운동도 했다. 1999~2000년 제주도 사회복지위원을 지낸 그는 17대 의원이 된 뒤 보건복지위를 선택했다. 현 의원은 "농민을 포함해 열악한 계층의 의료 수준을 높여보겠다는 결심을 했다"고 복지위를 선택한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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