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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 없는 시인 「박노해」 필명의 인물/김사인씨등 추정 수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4면

◎안기부 검거 나서
안기부는 12일 재야노동계에서 「얼굴없는 시인」으로 알려진 박노해씨의 투고가 『노동해방문학』 발행인 김사인씨(34ㆍ도서출판 노동문학사대표)와 그의 주변 인물 것으로 단정,1차로 김씨에 대해 국가보안법 위반(이적표현물 제작 등)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발부받아 검거에 나섰다.
안기부는 김씨가 그동안 박노해란 필명으로 「노동의 새벽」 등 시를 발표해오다 지난해 3월 『노동해방문학』을 창간,발행인으로 있으면서 직접 쓴 「노동해방을 움켜쥐고 구속된 서우근동지에게」란 제목의 글을 10월호부터 12월호까지 게재하고 김우중 대우그룹회장의 저서 『세계는 넓고 할일은 많다』를 비난하는 박노해 명의 단행본 『우리들의 사랑 우리들의 분노』를 펴낸 것으로 보고있다.
김씨는 경북 선산이 고향으로 80년 서울대 국문과를 졸업,81년5월부터 6년간 도서출판 한길사와 실천문학사에 근무했으며 78년 긴급조치위반으로,81년에는 계엄법 위반혐의로 구속된 적이있다.
안기부는 그러나 현재 박노해씨의 실존인물은 전남 함평출신으로 서울 D상고를 졸업,87년부터 1년동안 시내버스운전기사로 근무했던 박기평씨로 보고있으나 원고량 등으로 보아 김씨를 비롯한 집단에서 필명을 빌려 사용했을 것으로 보고있다.
안기부는 이에앞서 11일밤 법원으로부터 김씨,노동해방문학 편집국장 임규찬씨(33)와 편집부주간 임홍배씨(31) 등 3명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아 서울 창천동 노동해방문학 사무실과 이들 3명의 자택 등 6곳을 압수수색해 『노동해방문학』 3만6천부 등 86종 4만6천여권의 책자ㆍ유인물 등을 압수하고 편집국장 임씨를 연행,조사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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