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아시안게임 종목별 총점검(6)|하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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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남녀동반 연속우승」-.
오는 9월의 북경아시안게임을 앞둔 한국하키의 당면 목표다.
4년전 서울에서 열린 아시안게임에서 사상 처음으로 그것도 남녀가 나란히 우승을 차지함으로써 국내 스포츠계에 큰 기쁨을 안겨주었던 하키는 중국의 심장부에서도 이 같은 영광을 재현한다는 각오로 총력을 쏟고있다.
다른 종목들이 동계휴식을 취하고 있는 연말연시에도 남녀 하키대표팀은 이 같은 목표달성을 위해 성남구장에서 추위에도 아랑곳없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88서울올림픽에서 은메달을 차지한 여자는 이후 주전12명이 신인으로 교체되었으나 지난해 열린 챔피언스트로피대회등 3개 국제빅이벤트에서 우승, 세계최강수준의 면모를 구축했다.
81년부터 대표팀을 맡고있는 박영조(박영조·41) 여자감독은 『올해 우리의 목표는 북경아시안게임은 물론 월드컵대회(5월2∼14일·호주시드니)우승이다』면서 『여세를 몰아 서울올림픽에서 이룩하지 못한 올림픽우승을 92년 바르셀로나대회에서 꼭 차지하겠다』고 기염을 토하고 있다.
현재 여자대표팀에는 챔피언스트로피대회 최우수선수이자 세계최고의 골잡이로 평가되는 임계숙(임계숙·26·통신공사)을 비롯, 세계주니어월드컵(89년7월·캐나다) MVP(최우수선수)인 장은정(장은정·2O·통신공사) 진원심(진원심·25)등 황금공격 3각 편대와 믿음직스러운 한금실(한금실·22·경희대) 권창숙(권창숙·19·제천상고)등이 건재하다.
반면 남자의 경우는 세계정상급인 인도와 파키스탄이 버티고 있어 우승을 낙관할 수 없다.
58년 동경아시안게임 첫 출전이래 82년 뉴델리대회까지 네번 출전, 중하위권에 머물렀던 남자는 86서울대회에서 우승, 아시아정상에 올랐으나 최근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뉴델리에서 열린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인도에 5-0으로 대패했으며 준결승에서는 파키스탄과 연장전까지 벌인 끝에 3-3으로 비겼으나 승부타에서 5-1로 뒤져 3위에 머물렀다.
이처럼 남자가 부진한 것은 서울올림픽이후 아시아최고골게터였던 김만회(김만회·28)를 비롯한 주전16명중 12명이 은퇴, 국제경기경험이 미숙한 선수들로 대표팀이 교체되었기 때문이다.
유민승(유민승·40) 남자감독은 『인도와 파키스탄이 개인기가 뛰어난 화려한 공격력을 보유, 스피드와 조직력으로 대항할 수밖에 없다』면서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베스트11」에 뽑힌 윤정환(윤정환·19) 최정호(최정호·2O·이상 한체대)등 투 스트라이커와 노련한 신석균(신석균·24) 정계석(정계석·24)의 수비가 중심이 되어 조금만 보완할 경우 승산이 있다』고 설명했다.
비인기종목의 설움을 딛고 세계정상으로 도약하려는 하키는 아직도 해결해야할 문제가 산적해 있다.
다양한 기술개발, 대형선수의 발굴등도 시급하지만 무엇보다 전용구장확보와 남녀실업팀의 창단이 최우선과제다.
특히 남자의 경우 실업팀이 전무한 실정으로 우수한 선수들이 대학을 졸업한 후 갈곳이 없어 조기에 은퇴하는 안타까운 실정이다. <임병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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