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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기고] 바람을 부르는 바람개비 67. 경원학원 인수 <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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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산둥대 학생교류프로그램에 참가한 100명의 학생을 인천공항에서 환송하는 필자(앞줄 가운데).

1998년 경원대 이사장을 맡은 나는 '21세기 국내 10대 사학으로'란 비전을 제시했다. '모두 함께 하는 학교'를 내세우며 교직원의 화합과 단결을 이끌어 냈다. 학생들을 설득하여 학생시위로 얼룩진 학교를 '폭력시위 없는 학교'로 바꾸는 한편 면학 분위기를 조성했다.

인수 1년여 만에 학교는 안정을 찾아갔다. 대학 운영에 강력한 구심점이 필요하다는 판단 아래 2000년 경원대 총장을 맡았다. 그리고는 내가 구상한 대학 발전 계획에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었다.

첫째로 교육환경 개선에 주력했다. 학생 건강증진을 위해 운동장이 없던 대학에 대운동장을 새로 만들었다. 교실 부족을 타개하기 위해 2001년에 새롬관, 2003년에 국제어학원을 지었다. 내년에 착공하여 2010년에 완공예정인 정문지구(지하캠퍼스)개발 프로젝트도 서두르고 있다. 학교부지 3분의 1을 헐어내고 지하철에서 바로 올라오게 하는 한편 2만5000평의 최신 교육시설을 갖춘 건물을 짓기로 했다.

외국 유학생 유치를 위해 최신 시설의 기숙사도 곧 착공한다. 이런 하드웨어적인 교육환경 조성 프로젝트가 완성되면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훌륭한 캠퍼스가 될 것으로 자신한다.

교육의 질 향상에도 힘을 기울였다. 국제사회와 기업이 요구하는 인재양성에 총력을 기울였다. 기업에서 필요로 하는 프로그램을 도입, 맞춤식 교육을 하도록 노력했다. 5년 전만 해도 60%대에 머물렀던 취업률이 2004년에는 80%로 올라섰고 전국 4년제 대학 가운데 21위를 차지하는 등 성과를 나타냈다. 올해는 15위가 목표다.

국제사회가 필요로 하는 인재양성을 하기 위해 '100명 교수 초빙' 계획도 마련했다.

중국의 산둥(山東)대와는 학생교류프로그램에 의해 지난해부터 매년 100명 규모의 학생을 보내고 있다. 이같은 규모의 학생 교류는 국내에선 처음 있는 일이다. 1인당 유학경비가 등록금, 기숙사비 등을 합쳐 연간 약 4000달러이지만, 경쟁력 갖춘 '중국전문가 양성'을 위해 주저하지 않고 지원하고 있다. 중국시장을 겨냥한 중국통 전문가 만들기 전략이다. 기업에서 대환영이다. 미국 미네소타주립대와도 산둥대와 같은 유학코스를 마련할 생각이다.

교수들의 연구력 향상에도 힘을 쏟았다. 정보기술(IT)-나노기술(NT)-생명공학기술(BT)을 연계한 학문에서 성과가 나오기 시작했다. 지난해에는 유비쿼터스 헬스케어, 전력 IT 등 두 개 부문에서 무려 300억원이 넘는 정부 프로젝트를 유치했다. 경원대에도 IT-NT-BT를 중심으로 가천의과대의 뇌과학연구소, 생명공학연구소를 연계할 수 있는 '세계적 연구소설립'을 구상 중이다.

경원학원은 내가 인수한 이후 순항하고 있고, 지금 경원대학교는 미래를 위해 경원전문대와 통합을 추진 중이다. 질적으로 양적으로 하루가 다르게 달라지고 있는 경원대. 서울 강남과 경기도 분당을 양팔로 끼고 있는 듯 한 입지를 바탕으로, 한국 '10대 사학'도약은 시간문제 일 뿐이다.

이길여 가천길재단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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