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콧대 높은 춤 끌고 거리로"

중앙일보

입력

"자연 속으로 춤을 이끌어 낼 작정입니다."

제1회 성남국제무용제 이정희(한국현대춤연구회장) 예술감독은 자신의 30년 춤 인생을 이번 무용제에 걸었다.

그는 "성남시는 탄천이라는 귀중한 자연환경을 지닌 도시"라며 "자연과 춤이 어우러져 예술이 숨쉬는 도시로 발돋움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10여 년 전 서울에서 성남으로 이사와 지금껏 살고 있다. 지난 4월 성남을 사랑하는 문화예술인 및 기업인이 모여 창립한 '탄천문화포럼 100인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이번 무용제의 새로운 춤 시도로 '탄천24시'공연을 꼽는다. 무용제 기간 중인 9월 7,9일 탄천에서 주민들 일상사를 무용으로 표현한다. 이 감독은 "해뜰 녘.정오.해질 녘.자정 등 시간대 별로 각기 다른 무용단이 자연 속 삶의 모습을 형상화한다"며 "주민들과 무용인들이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색다른 작품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 밖에 야외 춤판이 여럿 벌어진다. 성남아트센터 빛의 계단 야외무대에선 국내 18개 무용단이 다양한 장르의 춤을 한꺼번에 보여준다.(8~10일 오후 6시) 해질 무렵 야외 계단에 앉아 현대 춤을 만끽할 수 있다. 율동공원 책테마파크 원형극장에서는 '즉흥 춤'의 진수를 맛볼 수 있다.(9일 오후 4시)

그는 춤을 거리로 몰고 나온 '원조격' 무용인이다. 1984년 아파트단지,덕수궁,대학로 마로니에 공원 등에서 작품 '거리의 춤'을, 국립극장 놀이마당에선 '봄날 문밖에서 춤'을 선보였다.

그는 "당시로선 파격적인 무대였지만 현대 춤을 접하지 못했던 시민들이 즐거워했던 기억이 난다"고 회고했다. 덧붙여 "성남국제무용제가 결코 춤이 일반인과 먼 예술이 아님을 알리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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