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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동이가 나란히 붙었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4면

『수학시험을 생각보다 못 봐 둘 다 떨어지는 줄 알았는데 합격했다니 정말 기뻐요』
28일 새벽 합격 소식을 접한 홍석현(18·휘문고3)·석용(18·영동고3)쌍둥이 형제는 서로의 얼굴을 마주보며 환한 표정으로 서로를 축하해 주기에 바빴다.
인문대 국문학과에 합격한 석현군과 2지망인 사범대 국어교육학과에 합격한 석용군은 한시간을 사이에 두고 태어난 일란성 쌍둥이.
얼굴과 체력은 물론 말이 적은 내성적 성격까지 꼭 닮아 부모들조차 구별하기 힘들 정도다.
홍군 형제는 서울시 교위 홍진기 장학사(50)·서울 원촌국교 이인례 교사(44) 사이의 3형제 중 차남과 막내.
할아버지(84)까지 국교교장을 지낸 교육자 집안에서 자라난 이들은 각자 고교에서 줄곧 전체 10등 안에 들었던 수재.
『1학기까지 다른 방을 쓰다 2학기부터 함께 같은 방에서 공부해보니 능률이 올랐어요』
홍군 형제는 매일 오전7시 등교해 오후9시30분까지 도서관 책상에 앉는 다람쥐 같은 생활을 해온 것이 입시의 「비결」이라고 했다.
중학생 때 헤르만 헤세의 소설에 감명을 받고 문학평론가가 되기 위해 국문학과를 지원했다는 형 석현군은 교내 백일장에서 연거푸 금상을 받을 정도로 문학에 소질이 뛰어나다.
2지망 국어 교육학과(1지망 영어교육학과) 에 합격한 동생 석용군은 가정환경의 영향을 받은 탓인지 교사가 되겠다고 했다.
이번 쌍둥이 합격으로 장남·석원군(19·서울대 화학1) 과 함께 3형제가 모두 서울대를 다니게 돼 주위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어머니 이씨는『아이들이 공부하는 것을 일일이 간섭하기보다 평소 책을 가까이 하는 생활을 하라고 이른 것이 오늘의 기쁨을 가져다 준 것 같다』면서『공부방법상의 공통점이라면 둘 다 학교 공부에 충실하고 집에서 예습·복습을 철저히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철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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