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Bs] 목재산업 전성기는 21세기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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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2면

동화홀딩스의 21세기 비전은 '글로벌화'다. 96년 호주의 제재소, 2003년 말레이시아 MDF 공장, 지난해 뉴질랜드 MDF 공장 등을 잇따라 인수해 해외 생산기지를 확충했다. 2004년 해외 사업 부문의 지주회사 격으로 설립한 '동화홍콩국제유한공사'가 해외 사업장을 관리한다. 승명호 부회장을 비롯해 동화의 전 직원은 요즘 영어공부를 열심히 한다. 서울 여의도 본사와 인천 공장에는 영어교사를 둬 주 2~3회 수준별 영어강좌를 연다. 업무 중이라도 "영어공부하러 간다"면 아무도 붙잡지 않는다. 해외 현지 채용 직원들의 국내 파견 근무가 잦아 외국인 동료들과 대화를 할 기회도 부쩍 늘었다. '글로벌화'는 직원들에게는 도전의 기회다. 해외 자재 구매 업무를 담당하는 임우택(30)씨는 "최근 함께 일하던 선배 둘이 말레이시아와 뉴질랜드로 떠나는 것을 보고 회사 생활에 비전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직원들은 "동화는 나무를 기르듯 사람을 기르는 회사"라고 입을 모은다. 직무별 사외 교육 지원, 과장급 이상 우수 사원을 대상으로 한 대학원 학비 지원 등 대기업 수준의 교육지원 제도를 갖췄다.

승 부회장은 '대화 경영'을 강조한다. 5월 출산 휴가를 마치고 돌아온 곽숙영(31) 대리는 돌아온 지 20일 만에 부회장으로부터 생각하지도 못한 선물을 받았다. 아이의 100일 반지였다. 승 부회장은 매달 셋째 주 금요일 직원들과 함께 경영 비전과 팀별 비전을 공유하는 '열린광장'을 열고 있다. 야유회를 겸한 연중 두 차례의 '열린광장'은 전 계열사 직원들이 친교를 나누는 자리다. 각 사업본부장들도 사원들과 매주 1:1 면담을 해 개인적인 고민까지 살핀다. 업무와 관련한 제안 활동이 활발한 편이다.

대기업에 다니다 최근 동화홀딩스로 자리를 옮긴 이훈모(30) 대리는 "다양한 의견이 의사결정에 혼선을 일으키는 경우가 있을 정도로 개성 표출이 보장된 조직"이라고 설명했다. 창립 60주년을 앞둔 회사지만 일하는 분위기는 갈수록 젊어지고 있다. 마루판 등 인테리어 소재를 직접 선택하는 젊은 소비자가 늘고 있어 '젊은 감각'이 사내에서 우대받고 있다. 전문 디자인회사를 다니다 온 디자이너 오다윤씨는 "사람을 생각하는 디자인 마인드가 맘에 들어 회사를 옮겼다"고 말했다. 기회는 골고루 주어지지만 사내 경쟁은 치열하다. 2000년부터 성과급 제도가 도입된 뒤 같은 직급의 인센티브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최근 회사는 성과평가의 공정성을 높이기 위한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경영기획실 조욱환 대리는 "끊임없는 도전과 자기계발을 즐길 수 있는 자세가 돼 있는 사람이라면 두려움 없이 선택해볼 만한 회사"라고 말했다.

글=임장혁 기자 <jhim@joongang.co.kr>
사진=신인섭 기자 <shinis@joongang.co.kr>

동화홀딩스 Q&A

Q : 입사 전형 일정은.

A : 보통 11월께 공채가 있다. 하지만 최근에는 사업 분야별로 수시채용도 많이 한다. 자사 홈페이지(www.dongwha.co.kr)나 취업포털 사이트에 모집 공고를 낸다. 지원을 원하는 사람은 홈페이지에 이력사항을 미리 등록해 두면 된다. 매년 30~40명의 신규 채용이 이뤄진다.

Q : 입사 전형 시 영어 면접도 보나.

A : 지원 분야에 따라 향후 자기 계획에 대해 영어로 답변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해외 마케팅, 연구개발 분야 등은 필수다. 입사자는 매년 영어 프레젠테이션 대회에 참가해야 한다.

Q : 연구직은 어떤 분야에서 일하나.

A : 제품 분야별로 연구팀을 운영하고 있다. 마루 및 목재 등은 임산공학, 수지.접착제 분야는 화학공학, 장치산업에 대한 설비 기술개발은 기계공학 분야의 전공자를 뽑는다. 전형 시 학위를 따지지는 않지만 석사 출신의 합격자는 1년 호봉을 더 준다.

Q : 목재는 사양산업 아닌가.

A : 1960년대부터 사양산업이라는 이야기가 있었지만 동화는 끊임없이 성장하고 있다. 자연친화적 소재가 각광받는 21세기에는 제2의 목재산업 전성기가 올 것이다.

Q : 여성사원의 비중은 얼마나 되나.

A : 사무직은 20% 안팎이고 생산직은 없다. 마루판 등 건축자재가 핵심 사업으로 떠오르면서 디자인과 마케팅 등 분야에서 여성인력을 많이 뽑고 있다.

■신입사원

동화홀딩스 2년 차 임우택(30.사진)씨는 첫 출근길에 "이 회사다!"라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택시를 타고 가는 길을 설명하려던 임씨는 택시기사가 "인천에서 동화기업과 대성목재를 모르는 사람이 없다"라고 말하자 마음이 뿌듯했다고 한다.

대학 재학 때부터 '품질관리'업무에 관심를 가졌다. 99년 제대 후 8개월 동안 작은 무역회사에서 일을 했던 그는 졸업을 앞둔 2004년 초 6개월 동안 표준협회의 품질관리 담당자 인턴십 과정을 수료했다. 같은 해 6월부터는 6개월 동안 중소기업청이 뽑는 '해외시장 개척요원'으로 뽑혀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6개월간 일했다. 실무에 필요한 어학 실력은 이때 키웠다. 지난해 3월 계열사인 대성목재 '품질관리팀'으로 입사한 그는 현재 자재 구매 전문업체인 동화리소시즈에서 근무하고 있다. 해외의 폐목재 등 재활용 자재를 사들이는 일을 한다. 임씨는 "다양한 분야에서 실력을 쌓아 동화의 글로벌 사업에 맞는 인재가 되고 싶다" 말했다.

임씨는 동화홀딩스 입사를 희망하는 후배들에게 당당하고 솔직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당락을 좌우하는 2차 실무 책임자 면접에서 그는 '소비자 보호법에 대해 아는대로 이야기해 보라'는 질문을 받았다. 구체적인 내용이 떠오르지 않았던 임씨는 "제품을 만든 기업이 물건에 책임을 지도록 한 법"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최근 세계의 자원 확보 경쟁이 치열해져 그의 일은 10시가 넘은 늦은 시간에 끝날 때가 많다. 그는 이런 업무 스트레스를 웨이트트레이닝으로 푼다. 동화홀딩스는 인천 사업장에 임직원 체력 단련을 위한 헬스클럽을 운영하고 있다. 곧 서울 여의도 본사에도 이와 비슷한 시설이 들어선다.

임장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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