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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안차 속속 투항 사태진정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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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호구를 거듭하던 루마니아 사태가 24일을 고비로 평정상대로 들어가고 있다.
재야가 중심이 된 구국 위원회가 정권을 잡고 이 신 정부를 각국이 승인하면서 점차 질서를 잡아가고 있다.
완강하게 저항하던 차우셰스쿠의 친위세력인 보안군도 이날 오후부터 투항을 개시, 아직도 교전상대가 완전히 멎은 것은 아니지만 사대는 많이 진정됐다.

<성탄절차 축하방송도>
○…사태가 호전되면서 부쿠레슈티 라디오 방송은 24일 루마니아 국민들에게 성탄 축하방송을 내보냈다.
이 방송은 차우셰스쿠 정권 붕괴 사흘째인 이날 아침 전투가 끝난 모든 지역에서 지역 구국 위원회를 조직, 하루빨리 정상 질서를 회복할 것을 촉구하면서 생산활동 재개와 시민들에 대한 식량, 난방, 식수 공급이 최우선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루마니아 사태의 도화선이 되고 수천명의 사망자를 낸 것으로 알려진 티미시와라시에는 팔다리가 잘린 시체들이 아직도 여기 저기 방치돼 있다고 외신이 전하고 있다.
목격자들은 유가족들이 가족의 시체를 찾기 위해 울부짖으며 무덤 속의 시체더미를 뒤지고 있으며 시체 20여 구가 진흙으로 범벅이 된 채 방치돼 있었다고 전했다.
목격자들은 임신한 한 여인은 복부가 난자되고 아직 태어나지 않은 아기가 강제로 꺼내진채 그 시체가 무덤의 꼭대기에 방치돼 있었다고 증언.

<소서 영공 통과 거부>
○…차우셰스쿠는 정권 전복직후 소련영공을 통해 중국으로 탈출하려 했으나 소련 당국의 거부로 전용기를 다시 착륙시켜 결국 체포됐다고 프랑스의 한 라디오방송이 24일 보도.
프랑스 엥포 방송이 전직 루마니아 정보관계자를 인용, 보도한 바에 따르면 차우셰스쿠와 부인 엘레나는 대통령 궁으로부터 비밀경로를 통해 부쿠레슈티에서 10여m 떨어진 한 비행장에 도착, 전용기를 이륙시켰다고.
○…차우셰스쿠와 그의 부인 엘레나는 23일 자신의 친위대원들이 시위 군중들에게 저항하기 위해 사용하던 부쿠레슈티의 지하 비밀 통로로 연결된 벙커에서 체포된 것이 확실하다고 동독 관영 ADN통신이 24일 보도했다.
부쿠레슈티 라디오방송도 루마니아 군 당국이 24일 차우셰스쿠의 친위대들이 시위에 가담한 육군과 민간인들에게 기습공격을 감행하기 위해 이용하던 부쿠레슈티의 비밀 지하 통로망들을 찾아냈다고 보도했다.
○…차우셰스쿠와 그 일가는 모두 4억 달러 상당의 금을 스위스 은행에 빼돌렸다고 라 트리뷘드 제네브지가 24일 보도.
이 신문은 스위스에 거주하고있는 루마니아 망명객들이 스위스의 모리스 로이엔베르거 의원에게 요청, 스위스 정부와 국영은행으로 하여금 차우셰스쿠가 예치한 금의 인출을 봉쇄해주도록 요구한 것으로 전했다.【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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