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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조 협, 사상 첫 「상비군 제도」도입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체조 협회가 내년 초부터 사상 최초로 대표 선수 상비군 제도를 두기로 했다.
지난달 서독 세계 선수권 대회에서 형편없는 성적(여자17·남자15위)으로 망신을 당했던 체조 협회는 선수들의 부진이 기술 문제 뿐 아니라 대표 선수단 운영에도 있다고 보고 상비군 제도를 도입키로 한 것.
협회는 그 동안 예산과 선수 부족을 이유로 국제 대회 엔트리 숫자인 남녀 각7명만의 대표단을 운영해 왔으나 선수들의 잦은 부상과 컨디션 난조로 국제 대회에 이들을 대체할 상비군 선수가 없어 일반 선수를 임시로 데려가는 등 문제점이 많았다.
지난번 서독 선수권 대회에도 대표선수인 민아영(민아영·수유여중) 이희경 (이희경·이리여중) 이 연령 제한 (15세) 에 걸려 출전이 어렵자 일반 선수 2명이 대체 출전했으며, 간판 박지숙 (박지숙·전북 체고) 이 발등 부상에도 불구, 선수 부족으로 억지 출전하기도 했다.
○…제5회 월드컵 여자 배구 대회 (11월4∼15일·일본) 에서 8팀 중 6위를 차지했던 한국여자 배구는 불과 한달 전 홍콩에서 열린 제5회 아시아 선수권 대회에서 완승을 거뒀던 일본에 완패를 당하고, 서울 올림픽 이후 주전을 바꿔 약체로 평가되던 소련·페루에 초반우세를 지키지 못한 채 무기력한 경기로 일관, 대 역전패 당하는 수모를 겪었다.
이러한 참패 요인에 관해 선수 관리 실패가 첫째라는 것이 중론.
지난 5월 출범한 여자 배구 대표팀은 5월부터 8월까지 유럽 전역을 돌며 전지 훈련을 가졌는데 이 과정에서 주전들을 혹사한 것.
둘째 요인은 협회의 지원 사격 부족에 따른 태극 마크의 매력 상실과 선수·감독의 정신력 해이.
안병화 (안병화) 한전 회장 체제 이후 협회와 배구인들의 갈등이 점증하는 가운데 국제무대에서 호성적을 거두어도 선수·감독들에게 협회 지원의 「성과 몫」이 미미해 사기를 부추기지 못했고, 결국 태극 마크를 달고 헛고생할 바에는 소속팀에 최선을 다한다는 분위기가 팽배해 있는 실정인 것.
○…여자 농구 대표 선수들의 89 농구 대잔치 출전을 둘러싸고 일부 여자 실업팀들이 끈질기게 반발하는 가운데 농구 협회는 좌우 눈치만 살피는 형국이다.
농구협회는 당초 이 대회가 국내 최대·최고 권위의 대회임을 중시, 지난 9일 감독자 회의를 열어 여자 대표 선수들을 소속팀에 복귀시켜 전기간 출장을 허용하되 내년 3월 아시아 여자 농구 선수권 대회 (싱가포로) 에 대비, 2차 대회 (1월5일 개막)부터는 태릉에서 합동훈련을 실시한다는 이른바「조건부 대회 출장안」을 확정했었다.
그러나 일부 여자 실업팀은 l6일 농구 협회에 정식으로 공문을 보내 대표 선수의 「전면 출장 허용」아니면 「2차 대회 이후 전면 규제」두 가지 중 한 가지를 택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 이들 주장은 대표 선수가 빠져 농구대잔치가 팬들의 외면을 받더라도 자기 팀의 성적을 올려보자는 저의를 깔고 있는 것이 분명한데 협회는 이런 점을 간파하고도 결단을 못 내리는 우유부단에 빠져 있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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