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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성비 최고 FA 이시몬의 다짐 "서재덕과 경쟁도 좋아"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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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열린 2021 의정부 도드람컵 OK금융그룹전에서 득점을 올린 뒤 환호하는 한국전력 이시몬. [사진 한국배구연맹]

18일 열린 2021 의정부 도드람컵 OK금융그룹전에서 득점을 올린 뒤 환호하는 한국전력 이시몬. [사진 한국배구연맹]

이시몬(29)이 한국전력의 컵대회 4강을 견인했다.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서재덕(31)과 경쟁도 환영했다.

윙스파이커 이시몬은 지난 시즌을 앞두고 한국전력과 FA 계약을 맺었다. 연봉은 1억3000만원. 고액 FA는 아니었지만 이시몬의 영입은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OK금융그룹에선 평범한 백업선수였지만, 주전으로 도약했다. 장병철 한국전력 감독도 "시몬이 덕분에 팀에 안정감이 생겼다"고 만족했다. 지난 시즌 활약 덕에 연봉도 두 배 가까이 뛰었다.

이시몬은 2021 의정부 도드람컵에서도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18일 열린 OK금융그룹과 경기에서 서재덕(21점)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15점을 올리며 3-1 승리를 이끌었다. 한국전력은 A조 1위(2승 1패)로 4강에 진출했다.

한국전력은 지난해에도 이시몬이 합류하자마자 열린 컵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이시몬은 "조 1위는 예상하지 못한 결과다. 4강에서 어떤 팀을 만나든 최선을 다해 이기고 싶다"고 말했다.

이시몬의 강점은 수비다. 2020~21 V리그 정규시즌 리시브 2위(44.57%)에 올랐다. 그러나 외국인선수가 출전하지 않은 컵대회에선 공격까지 책임진다. 이시몬은 "공을 더 많이 때릴 수 있어 좋다. 하지만 내가 가장 신경써야 하는 건 리시브다. 경기 뒤에도 내가 할 것을 하지 못한게 아닌가 반성했다"고 말했다.

주축 선수로서의 부담도 잘 이겨내고 있다. 이시몬은 "OK금융그룹 레오가 인터뷰에서 '압박감이 최선을 다하도록 만들어주는 동기부여'라고 말한 걸 봤다. 나도 공감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프로 데뷔 후 최고의 활약을 했지만, 상황이 달라졌다. 서재덕이 병역을 마치고 팀에 돌아왔기 때문이다. 서재덕은 컵대회에서 외국인선수 사닷과 박철우가 없어 라이트로 나와 공격에 집중하고 있다. 그러나 정규시즌엔 레프트로 뛴다. 두 자리를 놓고, 이시몬과 임성진까지 세 사람이 경쟁한다.

이시몬은 덤덤하게 이를 받아들였다. 그는 "재덕이 형은 워낙 잘 하는 선수다. 프로에서 경쟁은 당연한 것이다. 거기서 이겨야 한다"고 했다. 이어 "팀이 강해지면 좋다. 선의의 경쟁에서 이기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이시몬의 말대로 한전 입장에선 팀은 강해졌다. 사실 지난 시즌 한국전력은 서브 리시브로 고전했다. 이시몬과 리시브 3위에 오른 리베로 오재성(44.30%)가 있었음에도 카일 러셀이 집중공략당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통산 리시브 성공률이 56.39%나 될 정도로 서브를 잘 받는 서재덕이 합류하면서 구멍이 사라졌다.

이시몬은 "연습 때는 (컵대회에선 라이트로 나선)재덕이 형이 레프트 자리에 섰다. '네 것만 하라'고 얘기하는데 안심이 된다. 서브를 받는 범위가 좁아져서 더 집중해서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시몬은 병역 미필이지만 군입대 문제도 어느 정도 해결이 됐다. 장병철 한국전력 감독은 "(상근 예비역)입영을 미뤘고, 조금 늦어질 듯하다"고 전했다. 구단 관계자는 "내년 1~2월까지는 입영 연기가 가능할 것 같다"고 귀띔했다.

리시브가 좋아지면 센터 신영석의 속공을 비롯한 다양한 공격 옵션을 활용할 수 있다. 이시몬은 "다른 동료 선수들이 더 기대하는 거 같다. 수비도 좋고 리시브가 든든하다는 평가를 들을 수록, 더 부응하려고 노력하게 된다. 한 번 보여드리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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