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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건국 이래 백인 첫 감소…다양성 커졌는데 공화당 웃는 이유

중앙일보

입력

지난 4월 미국 뉴멕시코의 미셸 루한 그리셤 주지사가 초등학교 학생들과 함께 교육 관련 법안에 서명하고 있다. 2020년 인구센서스 결과 뉴멕시코 인구에서 히스패닉계의 비율은 47.7%로 히스패닉계의 비중이 가장 높은 주로 꼽혔다. [AP=연합뉴스]

지난 4월 미국 뉴멕시코의 미셸 루한 그리셤 주지사가 초등학교 학생들과 함께 교육 관련 법안에 서명하고 있다. 2020년 인구센서스 결과 뉴멕시코 인구에서 히스패닉계의 비율은 47.7%로 히스패닉계의 비중이 가장 높은 주로 꼽혔다. [AP=연합뉴스]

미국인 가운데 백인의 수가 건국 이래 처음으로 감소했다.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계속 줄더니 처음으로 60% 선이 무너졌다.

10년 전 비해 백인 수 줄고 비중도 57.8% #히스패닉·아시아계 증가, 흑인은 현상유지 #"지금 미국은 어느 때보다 인종적으로 다양" #각 주별 인구 증감이 미 정치지형에도 변화

12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해 실시된 미국 인구센서스 결과, 백인 인구는 1억9100만 명으로 10년 전 1억9600만 명보다 500만 명 정도 줄었다.
이에 따라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10년 전 63.7%에서 57.8%로 감소했다.

미국은 건국 직후인 1790년부터 10년 단위로 인구조사를 시행하고 있다.
백인 인구가 준 것도, 백인 비율이 50%대로 떨어진 것 모두 인구센서스를 시작한 이래 처음이라고 AP는 전했다.

대신 히스패닉계가 차지하는 비중은 10년 전 16.3%에서 18.7%로, 아시아계의 비중은 4.7%에서 5.9%로 증가했다.
흑인의 비중은 12.1%로 큰 변화가 없었다.

미국 전체 인구는 3억3140만 명으로 10년 전(3억870만 명)보다 7.35% 늘었다.
그러나 대공황 시대 이후 가장 낮은 성장률이었다.

미국 인구센서스 결과가 나온 12일(현지시간) NBC뉴스의 데이터 분석기자인 스티브 코나키가 인종별 인구변화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NBC]

미국 인구센서스 결과가 나온 12일(현지시간) NBC뉴스의 데이터 분석기자인 스티브 코나키가 인종별 인구변화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NBC]

AP는 이번 인구센서스 결과를 두고 백인 여성의 출산율이 히스패닉과 아시아계 여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줄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히스패닉 인구의 증가가 두드러지면서 미국에서 가장 큰 주인 캘리포니아의 경우 처음으로 히스패닉계가 백인 인구를 앞질렀다.
10년 전 조사에서 40.1%대 37.6%였던 캘리포니아의 백인-히스패닉의 비중은 이번에 34.7%대 39.4%로 역전됐다.

미국 인구조사국의 니콜라스 존스 인종·민족 연구 담당 국장은 "2020년 인구센서스 분석 결과 미국의 인구가 과거 어느 때보다 인종적으로 다양한 다민족 사회가 됐다"고 말했다.

전통적으로 공화당의 주요 지지층은 백인·노동자 계층이었다. 따라서 이번 인구센서스가 공화당에 불리한 변화 같지만, 당장은 선거 공학적으로 유리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앞으로 10년 동안 이번 결과를 바탕으로 주별 하원 의석수를 배정하게 되는데, 인구가 많이 증가한 주 가운데 공화당 우세 지역이 많았기 때문이다. 반면 인구가 줄었거나 정체한 주 가운데는 민주당 우세 지역이 많았다.

인구가 증가해 하원 의석수가 증가하게 된 주는 텍사스(2석)와 플로리다·노스캐롤라이나·콜로라도·오리건·몬태나(이상 1석) 등이다.
반면 캘리포니아·뉴욕·일리노이·펜실베이니아·오하이오·미시간·웨스트버지니아 등은 1석씩 잃게 됐다.

의석이 증가하는 주 가운데 콜로라도·오리건 정도를 제외하곤 모두 공화당 우세, 의석이 감소하는 주에선 오하이오·웨스트버지니아를 제외하곤 민주당 우세로 분류된다.

대통령을 뽑는 각주의 선거인단 수 역시 인구센서스 결과에 따라 배정된다.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대선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306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했지만, 지금 인구 상황에 따른다면 303명에 그쳤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의석 수가 늘어나는 공화당 텃밭 주라 하더라도 인구가 주로 증가한 곳은 민주당 강세의 도시 지역이었다.
또 하반기 선거구 획정 결과도 지켜봐야 하기 때문에 현재로써 유불리를 단정하긴 힘들다고 CNN은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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