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북한, 작년 말부터 영변 실험용 핵시설 수차례 가동”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올해 3월 유엔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 중간보고서에 포함된 북한 영변의 핵단지. [연합뉴스]

올해 3월 유엔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 중간보고서에 포함된 북한 영변의 핵단지. [연합뉴스]

북한이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초까지 영변의 실험용 경수로를 수차례 가동한 것으로 보인다는 유엔 연례 보고서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입수해 6일 보도했다.

닛케이, 6일 유엔 제재위 보고서 초안 입수 #"올해 2~5월 北석탄 36만 4000t 中에 수출" #코로나 국경폐쇄·제재 장기화 탓 경제 악화

닛케이는 이날 올해 9월 공개될 예정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 보고서 초안을 입수했다고 전했다. 패널 보고서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2월까지 촬영된 적외선 이미지 등을 바탕으로 북한 영변의 핵시설에서 “여러 차례”의 실험이 실시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경수로의 외부 공사가 완성된 것 같고, 현재는 장비를 설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도 지적했다. 다만 5메가와트(5MW) 원자로는 2018년 이후 가동되지 않는 것으로 분석됐다.

보고서는 또 북한이 안보리 제재를 뚫고 석탄 수출을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올해 2월부터 5월까지 적어도 41차례에 걸쳐 북한산 석탄 36만 4000t이 중국 저장성 닝보(宁波)와 저우산(舟山) 지역에 수출됐다면서다.

다만 7월 중순 기준 제재위에 보고된 정유 제품 수입량은 연간 공급한도(50만 배럴)의 4.75%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한 회원국은 “불법으로 수입하는 정제유가 늘고 있기 때문에 안보리가 정한 한도를 초과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5월 이후 해상에서 불법 선적이 늘고 있다면서다.

닛케이에 따르면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석유거래 회사 윈슨그룹이 대북제재를 뚫고 북한에 연료를 조달하는 데 관여한 것으로 의심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 차단을 위해 북한이 국경을 폐쇄하면서 고급품을 비롯한 소비재 수입은 사실상 중단됐다고 한다. 다만 자동차 타이어와 부품, 건축 인테리어 자재 같은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장의 가족 별장을 위한 물자나 명품, 수입품 일부는 국경의 철도 기지에 남포항 등으로 몰래 이송된 것으로 나타났다. 렉서스 자동차가 유입되는 데 중국 기업이 관여됐다는 내용도 이번 보고서에 포함됐다.

보고서는 이어 북한이 특정 조직이나 인물을 겨냥한 해킹을 통해 가상화폐 탈취도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했다.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가상화폐 거래소 등을 공격해 북한이 탈취한 가상화폐는 3억 1640억 달러(약 3619억원)로 추정됐다.

닛케이는 코로나19로 인한 북중 무역 중단과 제재의 장기화 등으로 북한의 경제상황이 계속해서 악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린다 토마스 그린필드 미 유엔대사는 닛케이와의 통화에서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촉구하는 방안을 긍정적이고 신속하게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