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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120시간 일" 발언 거센 후폭풍... "대선 포기했냐" 비아냥도

중앙일보

입력

윤석열 전 검찰총장. 김경록 기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 김경록 기자

야권의 유력한 대선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주 52시간제를 비판하며 "일주일에 120시간이라도 바짝 일하고, 이후에 마음껏 쉴 수 있어야 한다"고 한 발언이 뜨거운 논란과 화제를 일으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에서는 비판이 줄을 이었다.

강병원 최고위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노동을 바라보는 윤 후보의 퇴행적인 인식에 입을 다물지 못하겠다”며 “타임머신을 타고 쌍팔년도에서 오셨습니까”라고 비꼬았다.

김영배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에서 “영국 산업혁명 시기 노동시간이 주 90시간, 나치 아우슈비츠 수용소가 주 98시간 노동”이라며 “4차산업혁명 시대에 120시간 노동을 말하는 분이 대통령 하겠다고 나서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진짜 대한민국인지 헷갈릴 정도다. 요즘 말로 이거 실화냐?”고 말했다.

우원식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국정농단 때 보여주었던 재벌에게 단호했던 모습은 검찰의 힘자랑이었을 뿐이었다”며 “대권가도에 올랐으니 재벌들 저승사자가 아니라 보디가드로 전업하겠다는 공개 선언”이라고 말했다.

정의당 심상정 의원도 의원총회에서 “전태일 열사의 시대에도 120시간 노동을 정치인이 입 밖으로 꺼내는 것은 어불성설이었다”며 “참으로 암담하다”고 비판했다.

각종 인터넷 게시판이나 커뮤니티에서 반응도 싸늘하다.
인스티즈에는 “주 6일 일해도 하루 20시간”, “일주일이 1680시간이신가”, “우리가 무슨 노예냐”라는 댓글이 올라왔다. “(윤 전 총장이) 대선을 포기했다”는 비아냥도 있다.

보배드림에는 “계산이 안 되면 아예 입 밖에 꺼내질 말라”, “너부터 해라” 등 원색적 비판도 눈에 띄었다.

소수지만 “본문을 읽어보니 120시간하고 나머지 시간에 쉴 수도 있게 하자. 그냥 탄력적으로 하자는 건데 제가 잘못 들었다”며 윤 전 총장 발언을 옹호하는 의견도 있었다. 윤 전 총장 발언 중 “마음껏 쉴 수도 있어야 한다”는 부분도 함께 해석해야 한다는 거다.

윤 전 총장 측은 “발언 취지와 맥락을 무시하고 특정 단어만 부각해 오해를 증폭시키고 있어 안타깝다”는 입장을 밝혔다.

시기에 따라 집중적인 업무가 불가피한 스타트업 관계자들을 수차례 만나 고충을 들은 윤 전 총장이 주 52시간제의 맹점을 지적한 것인데, 여권이 ‘120시간’이라는 표현을 놓고 말꼬리를 잡고 있다는 반박이다. 윤 전 총장 측은 “주 52시간제 도입 취지와 다르게 중소기업과 스타트업 현장에서 실제 적용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며 “그들의 목소리를 전달하려 했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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