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금 쇼핑'에 거래량 15t 돌파…"쌓으면 63빌딩 5.9배 높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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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부진한 가격 흐름에도 금이 불티나게 팔린다. 올해 상반기 한국거래소(KRX) 금시장의 누적 거래대금은 1조원을 돌파했다.

서울 종로구 한국금거래소에 금 현물이 진열돼 있다. 뉴스1

서울 종로구 한국금거래소에 금 현물이 진열돼 있다. 뉴스1

저가 매수 심리+안전자산 선호 영향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상반기 KRX 금시장의 누적 거래대금은 1조160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7103억원)보다 43% 늘었다. 지난해 연간 거래대금(1조8013억원)의 56.4% 수준이다. 이에 따라 2014년 시장 개설 이후 총 누적 거래대금은 4조원(4조1800억원)을 넘어섰다. 상반기 누적 거래량도 15.5t으로 지난해 상반기(11.1t) 수준을 크게 넘어섰다. 1㎏ 골드바로 전부 인출해 세로로 쌓으면 서울 여의도 63빌딩(289m)의 5.9배 높이라는 게 거래소 설명이다. 일평균 거래량은 126.2㎏, 거래대금은 82억6000만원으로 전년보다 각각 19.4%, 13.8% 증가했다.

활발한 거래 분위기와 달리 금값은 약세다. 지난달 30일 KRX 금시장의 1g당 시세는 6만4120원으로, 지난해 말(6만6370원)보다 3.4% 하락했다. 미국의 국채금리 상승, 연방준비제도(Fed)의 조기 금리 인상 조짐이 하락 압력을 가했다. 금은 이자가 없는 자산이기 때문에 금리가 오르면 투자자의 관심이 줄어든다.

그런데도 거래가 늘어난 데는 '쌀 때 사두자'는 저가 매수 심리와 안전자산 선호가 겹친 영향으로 분석된다. 실제 1g당 금값이 6만3000원 선으로 내리면 거래가 몰린다는 게 거래소 측 얘기다. 거래소 관계자는 "인플레이션 우려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델타 변이 확산, 암호화폐 급등락 등 불확실성 확대로 안전자산이 중요해지면서 금을 투자 수단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투자자별로 거래 비중을 보면 개인이 지난해보다 10.4%포인트 감소한 50.1%를 차지했다. 실물 사업자(34.4%), 기관(15.5%)이 뒤를 이었다. 연령대별로는 시장 참가자의 51.8%(지난 3월 기준)가 30대 이하였다. 30대가 34%로 가장 많았고 20대 이하는 18%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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