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년째 빌라가 아파트 앞섰다, 서울 부동산 '수상한 역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서울 아파트값이 크게 오르면서 주택 구매에 어려움을 겪는 실수요자들이 빌라(다세대·연립주택)로 몰려 빌라 거래량이 아파트 거래량을 6개월 연속 추월했다. 서울 광진구 일대 빌라촌 모습. 뉴스1

서울 아파트값이 크게 오르면서 주택 구매에 어려움을 겪는 실수요자들이 빌라(다세대·연립주택)로 몰려 빌라 거래량이 아파트 거래량을 6개월 연속 추월했다. 서울 광진구 일대 빌라촌 모습. 뉴스1

서울 다세대·연립주택(빌라) 거래량이 아파트 거래량보다 많은 현상이 6개월 연속 이어졌다. 아파트값이 계속 오르고 전셋값마저 치솟자 상대적으로 저렴한 빌라로 '내 집 마련' 수요의 일부가 옮겨간 것으로 풀이된다.

13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의 다세대·연립주택(빌라) 매매 건수는 4522건으로 아파트 매매 건수(3010건)보다 1.5배가량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아직 지난달 부동산 거래 신고 기한이 3주가량 남아 매매 건수가 더 증가하겠지만, 지금 추세가 바뀌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통상적으로 아파트 거래량은 다세대·연립주택 거래량보다 월간 기준으로 2∼3배가량 많다. 그러나 올해 들어서는 1월부터 지난달까지 6개월 연속 거래량 역전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2·4 대책 발표 이후 투자 목적의 빌라 매입이 크게 위축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대책 발표 직후인 2월만 거래량이 줄었을 뿐 3월 이후 거래량은 오히려 증가세다. 오세훈 서울시장 부임 이후 정비사업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실수요는 물론 투자 수요까지 가세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지역별로 보면 지난달 은평구(533건·12.2%), 강서구(400건·9.2%), 도봉구(317건·7.3%), 강북구(316건·7.2%), 구로·송파구(5.8%) 등의 순이었다. 이들 지역은 집값이 상대적으로 저렴하거나 재개발 기대감이 높은 곳이다.

과거 통계를 보면 주택 거래량이 늘면 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하고, 거래량이 감소세로 전환하면 집값이 안정세를 보인 경우가 많았다. 거래량이 가격의 선행지표 역할을 한 셈이다. 이에 빌라 매매가격도 꾸준히 오르고 있다. KB부동산 월간 조사에서 서울의 연립주택 평균 매매가격은 지난해 8월 3억113만원으로 처음 3억원을 넘긴 뒤 올해 1월 3억2207만원, 지난달 3억2980만원을 기록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