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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원인불명 냄새에 '화들짝'…서강대 과학관 대피소동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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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마포구 서강대학교

서울 마포구 서강대학교

서울 마포구 서강대학교 과학관 건물에서 정체불명의 냄새가 건물 내에 퍼져 학생들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당시 냄새를 흡입한 일부 학생이 가스누출이나 실험실 사고 등의 문제를 제기했다. 학교 측은 자체조사를 진행 중이다. 하지만 닷새가 넘도록 발생원인과 냄새의 정체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과학관 건물에 퍼진 원인불명의 냄새

13일 서강대학교 리치과학관 전경. 지난 8일 이곳에서 원인불명의 냄새가 퍼져 건물 내에 있던 일부 학생들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이가람 기자

13일 서강대학교 리치과학관 전경. 지난 8일 이곳에서 원인불명의 냄새가 퍼져 건물 내에 있던 일부 학생들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이가람 기자

13일 중앙일보 취재에 따르면 지난 8일 서강대 리치과학관에서 원인불명의 냄새가 퍼져 당시 건물에 있던 40여명이 야외로 대피하는 일이 벌어졌다. 14층 규모의 해당 건물은 자연과학부와 공학부 등 이공계가 사용하는 공간으로, 교수실을 비롯해 다수의 연구실과 실험실이 모여 있다. 이 건물의 3층 또는 4층에서 오후 4시쯤 이상한 냄새가 난다는 신고가 시설관리팀에 접수됐다는 게 학교 측의 설명이다.

당시 과학관에 있었다는 대학원생 A씨는 “약간의 탄 냄새가 복도로부터 연구실 안쪽으로 퍼지기 시작했다”며 “가스누출이 의심돼 냄새를 맡은 연구실 동료들과 함께 급히 건물 밖으로 빠져나왔다”고 말했다. A씨에 따르면 당시 과학관 일부 층에서 냄새를 직접 맡은 사람들은 건물 밖으로 대피했고, 나머지 층의 인원은 그대로 건물에 남아있었다. 별도의 대피지시 없이 학교 측은 “현재 건물 안에서 나는 탄 냄새는 화재와 무관하다”는 취지의 방송을 했다고 한다.

학생들 우르르 대피, 정체는 여전히 오리무중

13일 서강대학교 리치과학관의 입구 모습. 지난 8일 이곳에서 원인불명의 냄새가 퍼져 건물 내에 있던 일부 학생들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이가람 기자

13일 서강대학교 리치과학관의 입구 모습. 지난 8일 이곳에서 원인불명의 냄새가 퍼져 건물 내에 있던 일부 학생들이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이가람 기자

13일 현재까지 당시 건물에서 나던 냄새의 정체는 밝혀지지 않았다. 서강대 관계자는 “신고 접수 후 학교 시설관리팀 관계자들이 현장으로 출동했으나 건물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냄새가 사라졌었다”며 “냄새가 최초로 퍼진 연구실의 위치나 냄새의 정체는 아직 파악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다만 학교 측은 가스누출이 아닌 시약 실험 과정에서 발생한 냄새로 추정된다는 입장이다. 이 관계자는 “가스누출이었다면 가스 탐지기가 작동했을 것”이라며 “화재경보기도 울리지 않은 상황에서 실험실에서 날 수 있는 이상한 냄새는 시약밖에 없다”고 말했다. 당일 시설관리팀은 건물 전체를 약 30분간 환기했고, 이후 대피했던 인원이 다시 건물로 복귀했다. 현재 해당 건물은 정상적으로 이용 중이다.

유관기관 신고 없이 자체조사만 진행

냄새를 흡입한 일부 학생들이 문제를 제기하는 가운데 학교 측은 유관기관의 신고 없이 자체조사만 진행 중이다. 당시 현장에 있었다는 대학원생 B씨는 “사고가 발생한 연구실에서 자체신고가 없었다면 관리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며 “어떤 종류의 시약인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그 냄새가 건물 곳곳에 퍼진 것 자체가 위험한 상황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서강대 관계자는 “화재나 연기 등 추가적인 이상징후와 인명피해가 없어 소방이나 경찰 등에 신고하지 않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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