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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이후 ERA 0.81…올림픽 불발, 성적으로 '시위'하는 백정현

중앙일보

입력

최근 KBO리그에서 가장 안정적인 활약을 이어가고 있는 백정현. [사진 삼성]

최근 KBO리그에서 가장 안정적인 활약을 이어가고 있는 백정현. [사진 삼성]

태극마크를 눈앞에서 놓친 백정현(34·삼성)이 성적으로 '시위'하고 있다.

백정현은 지난달 16일 발표된 도쿄올림픽 야구대표팀 최종엔트리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김경문 대표팀 감독은 예비엔트리에 있던 9명의 왼손 투수 중 차우찬(LG)과 이의리(KIA)를 발탁했다.

아쉬움이 남을 수 있었다. 백정현은 최종엔트리가 발표될 때 리그에서 가장 안정적인 왼손 선발이었다. 시즌 12경기에 선발 등판해 5승 4패 평균자책점 2.88(65⅔이닝)을 기록했다. 국내 선수 중 평균자책점 3위(1위 삼성 원태인 2.51). 왼손 투수 중에선 1위였다. 피안타율(0.241)도 낮고 이닝당 출루허용(WHIP·1.39)도 준수했다. 차우찬이 어깨 부상에서 회복된 지 얼마 되지 않았고 이의리가 신인이라는 걸 고려하면 백정현도 경쟁력이 충분했다.

그러나 최종 선택은 그를 비껴갔다. 김경문 감독은 차우찬의 경험, 이의리의 구위에 높은 점수를 줬다. 백정현은 흔들리지 않았다. 최종엔트리가 발표된 뒤 소화한 4경기에서 3승 평균자책점 1.44로 더 단단해진 모습이다. 지난 2일 창원 NC전에서 7이닝 4피안타 1실점. 11일 대구 롯데전에선 6⅔이닝 5피안타 무실점 쾌투로 연승을 질주했다.

최종엔트리 확정 후 키움 안우진(4경기·평균자책점 0.72)에 이어 평균자책점이 리그에서 두 번째로 낮다. 두산 아리엘 미란다(4경기 평균자책점 2.40), KT 윌리엄 쿠에바스(4경기 평균자책점 2.42)를 비롯해 내로라하는 다른 구단 외국인 투수보다 페이스가 더 좋다. 차우찬의 부진이 이어지면서 최종엔트리 탈락에 대한 아쉬움이 커졌다. 부상으로 인한 대체 발탁 여지가 있지만, 가능성이 작다.

태극마크는 놓쳤지만, 더 큰 목표를 향해 전진한다. 백정현은 올 시즌 뒤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는다. 원래 지난 시즌이 끝난 뒤 FA가 될 수 있었지만 거듭된 부상 영향으로 1군 등록일수를 채우지 못했다. 그는 지난 2월 일간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FA 자격) 신청을 하지 못했지만, 경험했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편안하다. 의식도 안 된다"고 덤덤하게 말했다. 평상시 말수가 적고 표정 변화가 거의 없는 백정현은 'FA 1년 재수'도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였다.

도쿄올림픽은 잊고 소속팀에 집중한다. 6월 이후 7경기 평균자책점 0.81. 백정현은 데이비드 뷰캐넌, 원태인과 함께 삼성의 선두 경쟁을 이끄는 핵심 자원이다. 그는 "곧 전반기가 끝나고 올스타 브레이크가 시작된다. 개인적으로 커브 완성도가 아쉽다"며 "후반기가 시작되기 전까지 제구력을 보완해서 이전보다 더 좋은 모습 보여 드릴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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