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접종 끝낸 5명, 카페는 거부했다…헷갈리는 백신 인센티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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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의 현행 거리두기 단계와 5인 이상 사적 모임 금지 조치가 14일까지 재차 연장된 가운데 코로나19 백신 접종자에 대한 인센티브를 놓고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육군3사관학교가 지난달 26일 500명 규모의 '노마스크' 삼겹살 파티를 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다. [사진 육대전 페이스북 캡처]

육군3사관학교가 지난달 26일 500명 규모의 '노마스크' 삼겹살 파티를 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다. [사진 육대전 페이스북 캡처]

7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백신 접종 완료자는 지역에 관계없이 사적모임 금지 기준에서 제외된다. 화이자ㆍ아스트라제네카ㆍ모더나 백신은 2회, 얀센 백신은 1회 접종한 뒤 14일이 지나면 접종 완료자로 본다. 5인 이상 사적 모임이 금지돼 있는 수도권의 경우 4명까지만 모일 수 있지만 백신 접종 완료자는 여기에 더해 얼마든지 추가로 모일 수 있다.

그런데 접종 완료자에 대한 이러한 방역 완화 조치가 1차 접종자에도 적용된다거나, 수도권에선 아예 적용 안된다는 식으로 잘못 알려지며 곳곳서 논란이 일기도 한다. 직장인 김모(34ㆍ서울 용산구)씨는 지난달 얀센을 접종하고 14일이 경과해 접종완료자가 됐다. 그런데 지난 5일 점심시간 직장 동료 4명과 카페 야외 테이블에 앉으려다 제지를 당했다. 김씨를 포함해 일행 중 2명이 얀센 접종자였다. 카페 측에서 “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 때문에 신고를 당할 수 있다”며 막아섰다. 그는 “예방접종증명서 앱을 보여주며 접종 완료자라고 얘기했지만 안 먹히더라”며 “내가 잘못 알았나 싶어 그냥 발길을 돌렸다”라고 말했다.

육군3사관학교에서 지난달 26일 500명 가량의 생도들이 1차 백신만 맞은 상태로 삼겹살과 맥주파티를 한 사실이 알려지며 여론의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학교 측은 “백신 1차 접종을 완료한 생도들이 석식 메뉴인 삼겹살을 활용해 ‘삼겹살 데이’를 시행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식당 내 칸막이까지 제거한 채 술을 곁들인 대규모 행사를 연 것은 문제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1일 오후 서울 광화문의 한 음식점에서 관계자가 백신 인센티브 관련 문구가 적힌 안내문을 붙이고 있다. 뉴스1

1일 오후 서울 광화문의 한 음식점에서 관계자가 백신 인센티브 관련 문구가 적힌 안내문을 붙이고 있다. 뉴스1

정부가 앞서 7월부터 백신 인센티브 적용을 예고했다가 수도권 코로나19 확산세가 거세지면서 일부 조치를 번복했는데 이 때문에 일상의 혼란이 더 커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는 지난 5월 26일 접종 완료자 사적모임 금지 제외를 포함한 ‘백신 인센티브’를 발표했다. 인센티브 방안에는 1차 접종만 해도 야외 마스크 착용 의무에서 빼주고, 국내 접종 완료자는 해외에 다녀오거나 확진자와 밀접접촉하더라도 자가격리하지 않아도 된다는 내용 등이 담겼다. 7월1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체계가 개편돼 주요 방역 조치가 상당부분 완화될 것을 고려하고 내놓은 것이다.

그런데 새 거리두기 적용을 앞두고 수도권을 중심으로 확진자가 폭발했다. 지난달 30일 정부는 수도권 거리두기 개편을 미뤘고, 그래도 확진자가 급증하자 지난 4일 수도권의 경우 접종자도 실외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고 방침을 바꿨다. 방역 조치가 이랬다 저랬다 하다보니 국민들 입장에선 혼란스럽다.

이기일 중대본 제1통제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백신 접종자에 대한 사적모임 인센티브와 관련한 질문에 “사적 모임 제한 인원 인센티브에 대해서는 지금 현재 단계에서는 일단 유지는 된다”라면서 “그렇지만 수도권 상황이 엄중해지게 되면 다시 한번 검토해 볼 계획을 가지고 있다”라고 말했다.

1차 접종자 야외 마스크 미착용 허용이 방역 경각심을 떨어뜨리는 데 영향을 미쳤다는 시각도 있다. 이상원 중앙방역대책본부 역학조사분석단장은 이날 브리핑서 “지금까지 보면 감염 전파는 대부분 실내에서 전파되는 경우 많고, 실외에서 근접한 거리에서 밀집되게 있는 상황 제외하면 실외에선 위험 낮은 편이다”라며 “따라서 다른 나라에선 실외에선 위험도를 높게 평가하지 않고 있고, 실외 마스크 착용이 유행에 영향을 줬다고 판단하긴 어렵다고 본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심리적 피로감을 누구나 느낄 수 있으며 이런 요인이 (경각심 저하에)영향을 미쳤다고 본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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