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김부선 스캔들' 추궁하자 이재명 "바지 한 번 더 내릴까?"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이재명은 말을 뒤집으니 국민들이 할 말이 없다. 국민들은 거짓말하고 말 바꾸는 카멜레온 정치인을 가장 싫어한다”(박용진 의원)

두 번째 토론에서도 ‘이재명 대 반(反)이재명’ 구도는 뚜렷했고, 지지율 1위인 이재명 경기지사를 향해선 날 선 질문이 쏟아졌다. 5일 열린 민주당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예비경선 두 번째 TV 토론회 초반부터 정세균 전 국무총리와 박용진 의원이 이 지사 집중공략에 나섰다. “제가 아직 공약을 발표한 게 없기 때문에 (기본소득이) 1번 공약이라고 할 수 없다”고 한 이 지사의 지난 3일 발언을 문제 삼으며 포문을 열었다. “아직도 그렇게 생각하느냐”(박용진) “국민 대부분은 이재명 대표 공약으로 알고 있다. 분명한 입장을 말하라”(정세균)는 주장이었다.

“윤석열 흉 볼 거 없다”…反이재명 기본소득 집중포화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들이 5일 서울 마포구 JTBC 스튜디오에서 합동 TV 토론을 준비하고 있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기호순) 추미애, 이재명, 정세균, 이낙연, 박용진, 양승조, 최문순, 김두관 후보. 뉴스1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들이 5일 서울 마포구 JTBC 스튜디오에서 합동 TV 토론을 준비하고 있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기호순) 추미애, 이재명, 정세균, 이낙연, 박용진, 양승조, 최문순, 김두관 후보. 뉴스1

이 지사는 “기본소득 제도는 공정성·수요를 회복해 경제를 선순환하게 만드는 방법 중의 하나”라며 “다만 재정이 많이 필요하고 구조적·근본적 문제기 때문에 단기·중기·장기로 나눠서 시작하겠다. 임기 안에 끝내는 게 아니란 취지”라고 말했다. “권한이 생기면 (기본소득 제도를) 시작해 토대를 만들겠지만, 동시에 전액·고액으로 시작할 순 없다”는 취지다. 그러자 박용진 의원은 “1인당 연간 100만원(분기별 25만원씩) 기본소득은 결단만 하면 수년 내 얼마든지 시행가능하다”고 한 이재명 지사의 2월 7일 페이스북 글과 모순되는 답변이라며 이 지사를 거칠게 몰아붙였다.

▶박 의원=“2월 7일 페이스북 글을 보고 많은 국민이 ‘월 4만원 씩 받겠구나’ 희망을 얻었다. 그런데 이제 와서 모르는 일이라 하면 안 된다. 당장이라도 할 수 있다고 올린 거 아니냐”
▶이 지사=“대통령도 아닌데 지금 당장 어떻게 하느냐”
▶박 의원=“정확하게 말하라. 왜 자꾸 말을 바꾸나. 윤석열 전 검찰총장 흉 볼 거 없다. 그 분은 말 한 게 없지, 한 말을 뒤집은 건 없다. 이재명은 말을 뒤집으니 국민들이 할 말이 없다. 국민들은 거짓말하고 말 바꾸는 카멜레온 정치인을 가장 싫어한다.”

▶이 지사=“나중에 다른 분들 얘기 듣고 한꺼번에 답변하겠다”

기본소득 재원과 관련 “20%씩 가로등 예산을 일괄 삭감해봤는데, (시설) 보수에 문제가 없었다. 경직 경비도 감축 조정하면 예산을 마련할 수 있다”고 한 이 지사 발언에 대해서도, 박 의원은 “문재인 정부가 수십 조원의 돈을 허투루 쓰고 있다는 거냐”고 따졌다. “(보편 지급하는) 기본소득제를 실시하면 누진세제가 근본적으로 흔들리는 문제가 있다”(양승조 충남지사) 등의 공격도 이어졌다.

김부선 스캔들 언급에…이재명 “제가 바지 한 번 더 내릴까요?”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자인 이재명 경기지사(왼쪽)와 정세균 전 총리가 5일 서울 마포구 JTBC 스튜디오에서 열린 합동 TV토론에서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자인 이재명 경기지사(왼쪽)와 정세균 전 총리가 5일 서울 마포구 JTBC 스튜디오에서 열린 합동 TV토론에서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세균 전 총리는 배우 김부선씨와 이 지사의 스캔들을 문제 삼았다. 정 전 총리가 “해명 요구를 회피하고 거부하는 건 대선 후보로 부적절하다. '그 이야기 그만하자'고 했는데 스캔들에 대해 (할 말이 있나)”고 했을 때는 분위기가 싸늘하게 식었다.

두 사람 사이에서 “제가 바지를 한 번 더 내릴까요. 어떻게 하라는 건지…”(이 지사)→“국민이 납득할 수 있도록…”(정 전 총리)→“그 문제에 대해서는 더 할 말이 없다”(이 지사)는 식의 신경전이 오갔다.

“바지를 내려야 하느냐”는 이 지사의 발언은 2008년 여배우와의 풍문으로 곤욕을 치른 가수 나훈아씨가 기자회견에서 테이블에 올라 “내가 직접 보여줘야겠느냐”며 바지를 반쯤 내렸다가 올린 장면을 연상하게 하는 발언이다. 앞서 김부선씨는 2018년 이 지사의 신체 특정 부위에 있는 점을 실제로 봤다고 주장했고, 이 지사는 아주대병원에서 신체검증을 받은 후 의료진으로부터 “언급된 부위에 점의 흔적은 보이지 않는다”는 판정을 받은 적이 있다.

이낙연 전 대표는 “수도권과 비교해 지적한 것”이란 이 지사의 ‘영남 역차별론’ 해명에 대해 “진실한 해명이 아니다”라고 공격했다. 이 전 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선 '국방과 질서 유지에 대한 경비를 최소한으로 줄이겠다'고 해놓고 이후엔 국방비 증액이 불가피하다고 한 점 역시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 지사가 “국방비 깎자는 게 아니라 부정비리를 최소화하자는 건데 일부 언론이 국방비 깎자고 썼다"고 답하자 이 전 대표는 “늘 ‘맥락을 봐라. 오해·왜곡’이라 하는데 바람직하지 않다”며 이 지사를 직격했다.

이재명 지원하며 이낙연 때린 추미애…李·秋 2차 연대?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들이 5일 서울 마포구 JTBC 스튜디오에서 열린 합동 TV 토론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양승조, 박용진, 이낙연, 추미애, 김두관, 최문순, 정세균, 이재명 후보. 임현동 기자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들이 5일 서울 마포구 JTBC 스튜디오에서 열린 합동 TV 토론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양승조, 박용진, 이낙연, 추미애, 김두관, 최문순, 정세균, 이재명 후보. 임현동 기자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이 지사 지원에 나섰다. 윤석열 전 총장을 언급하며 이 지사를 공격한 박용진 의원을 향해 “윤석열 후보가 말을 뒤집었던 건 간과하고 이 지사가 말을 뒤집는다고 하는 건 좀 과하다”고 나무랐다. “최대의 거짓말을 한 사람이 윤석열이다. 정책의 뭐가 이렇다고 짚는 건 모르겠지만 윤 후보를 데려와 이재명을 비판하는 건 원팀으로 가는데 안 맞다”는 이유를 댔다. 추 전 장관은 이 지사가 경직성 경비를 감축해 재원을 마련하겠다고 한 것과 관련해서도 “재정개혁이 중요하다”며 측면 지원했다. “가로등 하나만 봐도 그런 예산이 나온다고 하면, 나라 전체 정부에서 관행적으로 쓰는 세밀하게 보지 못한 돈이 많이 있다”는 주장이다.

추 전 장관은 이 지사에 이은 당내 지지율 2위 주자인 이낙연 전 대표를 집중 공격했다. “당 대표 시절에 기회가 있었는데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을 약속하고도 마무리를 못했다. 너무 엄중하고 신중했던 것 아니냐는 비판도 있다”고 따졌다. 이 전 대표는 “우정의 충고로 받아들이겠다”며 넘어갔다.

추 전 장관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임명에 대해 이 전 대표가 반대했던 점 역시 문제 삼으며 언쟁을 벌였다. 추 전 장관이 “반대한 이유가 뭔냐”며 따지자, 이 전 대표는 “본인이 상처를 많이 받았고 대통령도 걱정됐다”고 답했다. 그러나 추 전 장관은 “당시 검찰개혁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던 거 아니냐. 윤석열의 저항을 의심 안 했나”며 이 전 대표를 재차 공격했다. “당연히 의심했다. 수사에 대해서도 여러 번 경고했다”고 이 전 대표가 답했지만, 추 전 장관은 “별로 기억나는 바가 없다. 판단이 잘못된 게 (재보궐) 선거 결과로 드러났다”고 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