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총장 장모 징역 3년 법정구속…대선 판도 흔드나

중앙일보

입력 2021.07.02 14:34

업데이트 2021.07.02 16:04

의료인이 아닌데도 요양병원을 개설해 요양급여를 가로챈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장모 최모(74)씨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의정부지법 형사합의13부(정성균 부장판사)는 2일 오전 의료법 위반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사기 혐의로 최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검찰이 지난 5월 31일 결심 공판 때 구형한 징역 3년과 같은 형량을 선고한 것이다.

이재명 경기지사를 포함한 여권 대선주자들이 일제히 "남에게 10원 한장 피해를 준 적 없다"는 과거 발언을 문제 삼아 윤 전 총장을 공격하고 나서면서 대선 판도에 큰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법원 "건보재정 악화, 국민 전체에 피해줘" 검찰 구형대로 선고

재판부는 “이 사건은 피고인에게 공범 책임이 있느냐가 관건인데, 투자금 회수 목적도 어느 정도 있어 보이지만 요양병원 개설·운영에 깊이 관여하고 요양급여를 편취한 혐의가 모두 인정된다”고 밝혔다. 이어 “다른 요양급여 부정 수급 사건에서는 편취금이 대부분 환수됐지만, 이 사건에서는 그러지 않았다”며 “국민건강보험공단 재정을 악화시켜 국민 전체에 피해를 준 점 등 책임이 무겁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요양병원을 개설하고 요양급여를 편취한 혐의를 받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장모 최모씨가 2일 경기도 의정부시 가능동 의정부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요양병원을 개설하고 요양급여를 편취한 혐의를 받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장모 최모씨가 2일 경기도 의정부시 가능동 의정부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장모 최씨 변호인 "검찰 왜곡된 의견 수용한 재판부 유감…항소"  

재판을 마치고 나온 최씨의 변호인 손경식 변호사는 즉각 항소 의사를 밝혔다. 손 변호사는 “검찰의 왜곡된 의견을 받아들인 재판부의 판단에 대단히 유감이며, 75세 노인이 무슨 도주나 증거의 우려가 있다는 것인지 알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재판부의 판단은 존중하나 변호인과 피고인의 소명은 무시하고 검찰의 의견만 일방적으로 수용한 결정한 판단은 법률가로서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 “이 사건에서 피고인보다 더 깊게 관여한 이들도 이전 재판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는데, 현재 특수한 사정이 있는 피고인이 대한민국에서 어디로 도주하겠느냐”며 “이전 재판에서 부족한 부분이 없었는지 살펴봐 당연히 항소할 것이며, 당장은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요양병원을 개설하고 요양급여를 편취한 혐의를 받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장모 최모 씨가 2일 경기도 의정부시 가능동 의정부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요양병원을 개설하고 요양급여를 편취한 혐의를 받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장모 최모 씨가 2일 경기도 의정부시 가능동 의정부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손 변호사는 “이 사건에서 검찰은 시작부터 끝까지 정치적이었다”고 주장했다. 윤 총장과 논의가 있었느냐는 질문에는 “이 사건은 모두 제 판단대로 했으며 그런 부분은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심 재판부의 판결은 증거 및 법리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며 “항소심에서 진실을 추가로 규명해 혐의를 다툴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형사6부는 지난해 11월 의료인이 아닌데도 동업자 3명과 의료재단을 설립한 뒤 2013년 2월 경기 파주시에 요양병원을 불법 개설·운영한 혐의로 최씨를 불구속기소 했다. 그러면서 2013년 5월∼2015년 5월까지 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요양급여 22억9000만원을 편취한 혐의도 적용했다.

동업자 3명은 앞서 기소돼 4년 실형 및 집행유예형 확정

당초 이 사건은 2015년 파주경찰서에서 수사가 시작돼 동업자 3명이 입건됐다. 이들은 재판에 넘겨졌고 2017년 1명은 징역 4년, 나머지 2명은 징역 2년 6월에 집행유예 4년이 각각 확정됐다. 최씨는 당시 공동 이사장이었으나 2014년 이사장직에서 물러나면서 병원 운영에 관한 책임을 묻지 않는다는 ‘책임면제각서’를 받았다는 이유로 입건되지 않았다.

요양병원을 개설하고 요양급여를 편취한 혐의를 받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장모 최모씨가 2일 경기도 의정부시 가능동 의정부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공판에서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 받고 법정구속됐다. 선고공판이 끝난 뒤 손경식 변호사가 재판 결과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뉴스1

요양병원을 개설하고 요양급여를 편취한 혐의를 받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장모 최모씨가 2일 경기도 의정부시 가능동 의정부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공판에서 징역 3년의 실형을 선고 받고 법정구속됐다. 선고공판이 끝난 뒤 손경식 변호사가 재판 결과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뉴스1

그러나, 지난해 4월 7일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 황희석 열린민주당 최고위원, 조대진 변호사 등이 최씨와 윤 총장 부인 김건희씨, 윤 총장을 고발해 재수사가 시작됐다. 검찰은 당사자들 사이에 ‘책임면제각서’를 작성했다 해도 범죄 성립 여부에는 영향을 미치기 어렵다고 보고 최씨를 기소했다.

최씨 측 “윤 총장 퇴진 앞장선 정치인들이 시작한 정치적 사건”

이에 대해 최씨의 변호인은 “이 사건은 윤 전 총장의 퇴진에 앞장선 정치인 3명이 대대적으로 기자회견 하면서 시작된 정치적 사건”이라며 “법률가가 쓴 고발장이 맞나 싶을 정도로 시중에 회자하는 모든 소문을 담아 접수했다”고 주장해 왔다. 검찰은 “고발장이 접수되면 법과 원칙에 따라 객관적으로 수사할 뿐”이라고 반박해 왔다.

이날 오전 11시쯤 법원에 도착한 윤 전 총장의 장모 최씨는 승용차로 법원 앞까지 이동한 후 곧바로 법정 안으로 들어갔다. 현재 심경과 기존 주장에 변화가 없는지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는 답을 하지 않았다.

이재명 "사필귀정"…추미애 "악의 바벨탑 실체 드러나"

윤 전 총장과 대권 지지율 1·2위를 다투는 여권 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는 이날 기자들에게 “사필귀정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윤 전 총장의 장모가) 같이 범죄적 사업을 했는데 책임이 없는 것으로 각서를 썼다고 책임을 면했다는 걸 과거에 봤다. ‘어, 이건 아닌데’ 배경에 엄청난 힘이 있나 보다고 생각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대선 출마를 선언한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도 페이스북에 “누가 옳았습니까"라며 “‘추-윤 갈등’으로 보자기 씌우듯 감싼 특권과 반칙, 검찰총장 출신 대권후보의 거대한 악의 바벨탑이 드러나기 시작했다”고 비난했다.

이날 의정부지법에는 아침부터 취재진과 유튜버, 지지자, 반대자 등이 몰려 소란스러운 분위기였다. 윤 전 총장에 대한 지지와 반대 유튜버들은 법원에서 개인 방송으로 구독자들에게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이들은 언쟁을 벌이기도 했지만, 물리적 충돌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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