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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괴적 공격 능력" "방어력 세계 최하위" 北 사이버 역량에 엇갈린 평가

중앙일보

입력

북한이 사이버 범죄를 통한 현금 조달에 눈을 돌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영국 전략문제연구소(IISS)와 미 국무부가 북한의 사이버 역량을 두고 엇갈린 평가를 내놨다. [중앙포토]

북한이 사이버 범죄를 통한 현금 조달에 눈을 돌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가운데 영국 전략문제연구소(IISS)와 미 국무부가 북한의 사이버 역량을 두고 엇갈린 평가를 내놨다. [중앙포토]

북한의 사이버 역량을 두고 영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와 미국 국무부가 엇갈린 평가를 했다. IISS는 북한의 사이버 역량이 전반적인 미흡하다는 분석을 내놓았지만 미 국무부는 파괴적인 사이버 활동이 가능한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의소리(VOA)에 따르면 IISS는 지난 28일(현지시간) 미국과 중국, 러시아 등 15개 국가의 사이버 역량을 1~3등급으로 평가한 보고서에서 북한을 최하위인 3등급으로 평가했다.

IISS는 북한이 주요 사이버 공격의 배후로 지목되며 우수한 능력 갖추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전반적인 역량이 미흡하다고 설명했다. 인터넷 접속을 당국이 강력하게 통제하고 있으며, 세계 인터넷망과 연결되는 '게이트웨이(gateway)'가 적어 공격에 취약하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북한에서 2013년과 2014년에 게이트웨이 공격으로 '인터넷 정전'이 발생한 사례를 언급하며 외부와 연결된 2곳의 게이트웨이만 차단하면 북한 내 인터넷 접속을 마비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세계 최하위 수준의 취약한 방어력 때문에 북한 해커들이 주로 해외에서 활동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미 국무부의 입장은 달랐다. 29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미 국무부 대변인은 IISS의 보고서에 대한 논평 요청에 "북한은 파괴적인 사이버 활동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며 "북한의 악의적인 사이버 활동이 미국과 전 세계를 위협하고 있다"고 답했다.

브랜드 발레리노 미 해병대 대학 교수는 "(IISS 보고서는)북한이 사이버 공격으로부터 보호할 것이 없다는 방어적인 이점을 고려하지 않았다"며 "북한의 사이버 활동이 외화 갈취에 집중하는 등 더 대담해지고 있으며 방법 역시 새로워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도 코로나19와 국제사회의 제재에 따른 경제적 압력이 가중됨에 따라 북한이 사이버 범죄를 통한 현금 조달에 눈을 돌리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북한이 필요한 외화를 획득하고 대북제재 훼손하기 위해 사이버 역량을 앞으로 더 정교하게 발전시킬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미국 민간 연구기관 민주주의수호재단(FDD)의 매튜 하 선임연구원은 RFA에 "지금까지 보아온 북한의 사이버 능력은 매우 파괴적이었다"며 "앞으로 우리가 알지 못하는 역량을 계속 개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영교 기자 chung.yeonggy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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