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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 덕에 집을 잃었다”…가상화폐 논란 속 지천명 맞은 ‘도지파더’

중앙일보

입력

“세상의 긍정적 변화에 기여하는 천재의 생일” 

“당신 때문에 가정이 깨졌다. 가장 경멸하는 인간”

28일(현지시간) 50세 생일을 맞은 ‘괴짜 천재’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트위터에는 머스크 덕에 울고 웃은 많은 사람들의 메시지가 교차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AP=연합뉴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AP=연합뉴스]

이날 미국 주간지 뉴스위크는 “머스크 덕에 수익을 낸 가상자산 투자자들, 특히 도지코인 투자자들이 머스크에 열광적인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고 전했다.

이에 따르면 머스크의 팬들은 #happyBirthdayMusk, #Dogefather, #Tesla와 같은 해시태그를 통해 모였으며, 도지코인의 상징인 시바견이 등장하는 각종 밈(meme·인터넷에서 유행하는 사진·영상)을 만들었다.

28일(현지시간) 일론 머스크의 생일을 알리는 트위터에 한 네티즌이 보낸 축하 사진. [트위터 캡처]

28일(현지시간) 일론 머스크의 생일을 알리는 트위터에 한 네티즌이 보낸 축하 사진. [트위터 캡처]

머스크는 올해 본인을 ‘도지파더’(도지코인의 아버지)라고 부르며 암호화폐 도지코인의 광풍을 이끌었다. 시바견을 상징으로 가상통화 열풍을 풍자하기 위해 미국의 개발자들이 장난삼아 만든 가상화폐지만, 머스크가 스무 차례 넘게 SNS를 통해 언급하면서 가격은 급상승했다. 올해 1월 1일(0.47센트)을 기준으로 지난 4월까지 도지코인은 한때 6000%가 넘는 가격 상승률을 보였다.

또 머스크는 지난 2월 초 “비트코인에 15억 달러(1조6977억원)를 투자했다”며 테슬라 차 결제에 비트코인을 허용할 것이라고 밝히며 가상화폐 전반에 대한 기대감도 높였다.

지난 5월 17일 오후 서울 강남구 빗썸 강남센터 라운지에서 관계자가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 시세를 살펴보며 머리를 긁적이고 있다. 이날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비트코인 전량을 팔았을 수도 있음을 시사하자 비트코인은 물론 모든 주요 암호화폐가 일제히 급락했다. 뉴스1

지난 5월 17일 오후 서울 강남구 빗썸 강남센터 라운지에서 관계자가 비트코인을 비롯한 암호화폐 시세를 살펴보며 머리를 긁적이고 있다. 이날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비트코인 전량을 팔았을 수도 있음을 시사하자 비트코인은 물론 모든 주요 암호화폐가 일제히 급락했다. 뉴스1

다만 머스크의 말 한 마디에 가상화폐의 시세가 급락을 반복하며 많은 피해자가 생기기도 했다. 이날 머스크의 트위터에는 “당신 덕에 딸들의 등록금을 모두 날렸다”, “당신의 경솔함이 내 가정을 파괴했다”, “당신이 불행하기를 기원한다”는 등의 날 선 반응도 이어졌다.

그가 지난 5월 돌연 “비트코인 채굴 과정에서 화석 연료를 많이 소모한다”며 비트코인 결제를 중단하겠다고 선언하면서 요동친 가상화폐 시장에서 피해를 본 사람들이다.

이런 머스크의 행보에 '스톱 일론'(Stop Elon)이라는 단체는 지난 6일 캘리포니아주 프리몬트 공장 앞에서 머스크를 비판하는 집회를 열었다. 경제학자이자 미국 노동부 장관을 지낸 로버트 라이시 캘리포니아대 교수도 “머스크는 억만장자가 무책임하게 어떻게 시세를 조종하는지 보여주는 사례”라고 비판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소셜미디어에서 국내외 상장된 암호화폐 종목을 언급하면 알림을 보내주는 웹사이트 ‘일론알리미’가 최근 등장했다. 일론알리미 캡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소셜미디어에서 국내외 상장된 암호화폐 종목을 언급하면 알림을 보내주는 웹사이트 ‘일론알리미’가 최근 등장했다. 일론알리미 캡처

머스크는 1971년 6월 28일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태어나 캐나다를 거쳐 미국으로 이주했다. 대학 박사과정 도중 실리콘밸리에서 창업의 길을 걷기 시작해 현재 전기자동차 업체 테슬라와 우주 탐사 기업 스페이스X 등을 거느린 억만장자 사업가가 됐다. 영국 스카이뉴스는 “머스크의 재산이 약 1320억 파운드(206조6803억원)로 추산된다”고 전했다.

김홍범 기자 kim.hongbu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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