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도 '폭염' 속에 더위 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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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철도공사(사장 이철)는 폭서기를 맞아 지난달부터 오는 20일까지 안전운행을 위한 비상근무체제에 돌입, 대기온도가 32℃ 이상일 때 2인1조 선로순회 점검을 펼치는 등 레일 온도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대전=뉴시스)

지난 3일 오후 2시 26분쯤 경부고속철 영동 ̄김천구간을 지나던 57호 KTX에 경보음이 울렸다. 폭염으로 레일온도가 55.3℃까지 치솟자 시속 230㎞ 이하로 감속 운행했다. 광명에 있는 고속철도관제팀이 올 들어 처음으로 내린 감속 운행 명령이다.

연일 35도를 오르내리는 폭염 속에 KTX도 더위를 타고(?) 있다. 너무 더우면 시속 300㎞에서 속도를 낮출 수밖에 없다. 더위로 고속주행 선로가 휘어질 경우 열차 운행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레일온도는 대기온도 보다 10 ̄20도만 높아도 50도를 오르내리기 때문에 열차 및 승객 등의 안전에 치명적일 수 있다.

이에 따라 한국철도공사는 지난달부터 오는 20일까지 비상근무체제에 돌입, 대기온도가 32도 이상일 때 2인1조 선로순회 점검을 펼치는 등 레인온도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철도공사는 레일온도 계측설비는 물론 신선구간에 모두 12개소의 레인온도 측정기를 설치, 매 시간 고속철 운행을 관리하고 있다. 레일 온도가 특정 온도를 초과하면 사령실의 전용컴퓨터를 통해 경보음이 울리며, 사령실은 즉각 속도제한 명령을 내린다.

KTX의 경우 레일온도가 50도를 넘으면 주의운전에, 55 ̄60도는 230㎞/h 이하로, 60 ̄63도는 70㎞/h 이하로, 64도 이상일 경우에는 운행을 중지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자동제어시스템을 갖춘 고속철과 달리 일반열차의 경우 뜨겁게 달궈진 레일을 식히기 위해 곡선 등 선로 취약구간 40개소에 급수시설을 설치하고 물을 뿌리는 작업도 동시 진행하고 있다.

KTX에는 한번도 실시된 적이 없지만 일반선의 경우에는 종종 물로 선로를 식히고 있다고 공사 측은 설명했다. 살수 방법은 현재 철도 선진국인 프랑스, 일본 등에서도 실시하고 있다.

KTX는 지난 한해에만 폭염으로 다섯 차례 감속 운행을 실시했다. 특히 작년 8월5일에는 레일온도가 오후 2-3시 사이에만 56도 안팎에 달해 세 차례에 걸쳐 230㎞/h 이하 감속 운행했다.

철도공사 강태구 고속선로관리부장은 "통상 선로 시스템은 휘어지지 않도록 설계됐다"며 "폭염에는 불가피하게 살수 작업 및 감속 운행 등을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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