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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 김정은 '살까기 통치'···"수척해져 가슴 아프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체중 감량을 공개적으로 알렸다.

지난 18일 폐회한 노동당 전원회의에 참석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이전보다 살이 빠진 모습이다. [조선중앙통신]

지난 18일 폐회한 노동당 전원회의에 참석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이전보다 살이 빠진 모습이다. [조선중앙통신]

지난 2월 노동당 8기 2차 전원회의에 참석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조선중앙통신]

지난 2월 노동당 8기 2차 전원회의에 참석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조선중앙통신]

북한 조선중앙TV는 지난 25일 김 위원장이 관람한 국무위원회 연주단 녹화 방송을 내보냈는데, 공연을 시청한 북한 주민이 김 위원장의 ‘수척한 모습’을 걱정하는 인터뷰를 담았다. 공연장에 모습을 드러낸 김 위원장을 보고 “경애하는 총비서 동지(김정은)께서 수척하신 모습을 볼 때 인민들은 제일 가슴 아팠다”는 내용이었다.

140㎏ 김정은 최근 감량, 북 주민 "가슴 아파" #관영 매체 통해 '수척해진 모습' 대놓고 인정 #식량난 해결 나선 최고존엄의 고심 보여주기 #평소 과체중, 이번엔 건강 관리 감량 가능성

지난달 한 달여 공개활동을 중단했다 6월 4일 정치국 회의에 등장한 이후 김 위원장의 체중 감량과 관련한 관측이 이어졌다. 특히 지난 15일부터 나흘 동안 진행된 전원회의(8기 3차)에 참석한 김 위원장의 밀착 사진을 본 일부 전문가들은 “김 위원장이 손목에 착용한 시곗줄 3칸이 줄었다”거나 “얼굴살이 빠져 턱선이 생겼다”는 분석을 내놓곤 했다. 북한이 관영 매체를 통해 “수척해졌다”는 언급을 하면서 공식적으로 그의 감량 사실을 확인한 셈이다.

정보 당국은 감량 이전 김 위원장의 몸무게를 140㎏ 안팎인 것으로 추정했다. 하지만 그가 이번에 얼마나 감량했는지는 구체적으로 파악되지 않고 있다. 또 김 위원장이 의도적으로 살을 뺐는지, 건강 이상의 신호인지도 확인되지 않고 있다. 단, 전원회의 내내 김 위원장이 활기찬 모습을 보였다는 점에서 건강에 이상이 생겼다기 보다는 의도적인 다이어트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그의 감량 배경과 관련해선 건강 관리 차원일 수 있다는 관측이 많다. 전직 정부 고위 당국자는 “평소 술과 담배, 야식을 즐기는 김 위원장이 과체중으로 인한 성인병을 앓을 가능성이 있다”며 “아직은 젊은 나이여서 견딜수 있지만 심장병과 뇌출혈을 일으킨 할아버지(김일성)와 아버지(김정일)의 가족력을 고려해 주변에서 체중감량을 조언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과 올해 3월, 6월 김 위원장이 같은 손목시계를 착용하고 나온 모습. [조선중앙통신 캡처·nknews.org]

지난해 11월과 올해 3월, 6월 김 위원장이 같은 손목시계를 착용하고 나온 모습. [조선중앙통신 캡처·nknews.org]

2018년 4월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 정상회담 당시 함께 걸었던 문재인 대통령의 정상적인 호흡과 달리 김 위원장은 숨을 헐떡이며 힘겨워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익명을 원한 고위 탈북자는 “김 위원장은 집권 직후 북한 주민들의 지지를 받고 있는 할아버지의 풍채를 흉내내려는 차원에서 급격히 살을 찌웠다”며 “집권 10년차를 맞으며 홀로서기에 나설만큼 지도자의 위상을 굳혔고, 건강을 고려해 북한에서 ‘살까기’라고 부르는 다이어트에 나선 것 같다”고 전했다.

최근 북한의 어려워진 식량 사정을 고려해 주민들과 고통을 나눈다는 메시지 발신용이란 지적도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 15일 전원회의 개회식에서 “지난해 태풍피해로 알곡생산 계획을 미달해 인민들의 식량 형편이 긴장해지고(어려워지고) 있다”며 식량난을 언급했다. 북한은 김일성 시대때부터 “최고지도자가 불면불휴(不眠不休)하며 인민들을 보살핀다”는 주장을 하곤 했다.

식량 사정이 곤란하다고 밝힌 상황에서 김 위원장이 ‘살까기’를 통해 수척해진 모습은 격무와 인민 생활 향상을 위한 ‘흔적’일 수 있다. TV에 등장한 북한 주민이 “가슴 아팠다”고 언급한 대목이 이를 뒷받침 한다. 전영선 건국대 통일인문학연구단 교수는 “북한은 당의 정책이나 지도자를 통한 메시지 전달을 위해 신문과 방송을 활용하곤 한다”며 “노동당 선전선동부에서 사전에 검열하는 관례를 고려하면 이날 방송 역시 김 위원장의 감량을 주민들에게 알리려는 의도가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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