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노총(위원장 박종근)은 5일 오후2시 서울신대방동 보라매공원에서 20개 산별연맹과 전국 15개 시·도협의회소속 노조원 3만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노동법 개정 및 경제민주화촉구궐기대회」를 갖고 전례 없이 높은 목소리로 근로소득세인하 등을 요구했다.
빗속에서 강행된 이날 대회는 노총의 정부정책비판 옥외집회로는 처음이자 최대규모로 노총은 소득세인하, 토지공개념 및 금융실명제 조속 실시, 경제력의 과도한 집중완화, 노동자 임대주택의 획기적 공급확대 등 균형 있는 국민경제 발전을 위한 경제민주화조치를 촉구했다.
노총은 또 ▲공무원의 노동3권과 노조 정치활동보장, 공익사업체 강제중재제도폐지 등 노동관계법개정 ▲부당폐업방지법·고용보험법제정을 위한 투쟁을 결의했다.
박위원장은 대회사에서 『정부는 최근의 수출부진과 경기침체가 노동자의 임금인상에 모든 책임이 있는 것처럼 여론을 호도해 노사안정위원회 등 기구를 통한 임금억제와 노동통제를 하려 하고 있다』며 임금억제정책 철폐를 촉구하고 그 대신 경제민주화를 위한 「국민경제사회위원회」설치를 정부에 제안했다.
참가자들은 「부당노동행위척결을 위한 결의문」등 세 가지 결의문을 채택한 뒤 대회를 마치고 그중 2천여명이 「경제정의실현」등 플래카드를 든 채 봉천동 쪽으로 1km쯤 인도를 따라 시위한 다음 해산했다. 경찰은 인근에 4천5백여 병력을 배치했으나 충돌은 없었다.
한편 전노협추진세력인 「민주」노조측도 오는 12일 오후 같은 장소에서 전국노동자대회를 개최, 노총과의 세력과시 경쟁을 벌인다.